* 지금 행복해
비회원
2009.01.04
조회 107
지금 행복해 | 성석제著(창작과 비평사)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나 『인간의 힘』에서는 적대의 환원 불가능한 특성 앞에서 변증법적 대립을 넘어서는 긍정적인 인간상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 바 있다. 이들의 긍정은 황만근이 죽기 전날 민씨와 나누는 대화가 보여주듯이, 니체가 말한 ‘아니오’를 모르는 나귀의 긍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처한 시공은 어디까지나 전근대적이거나 허구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 근대적 시공을 배경으로 할 때 이러한 중독은 긍정적인 성격을 잃고, 허무주의적 색채를 짙게 드러내곤 했다. 당대와의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중독의 윤리학이 온전한 모습을 갖추는 것이 성석제 소설의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번 소설집은 그 과제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남 도와주는 거에 중독되기’ ‘눈물에 중독되기’가 그 구체적인 모습이다. (…) 이때의 눈물이 타자의 삶과 인생에 대한 따듯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통렬한 자기반성, 옆에 있는 자의 숨소리에 귀기울이는 작은 실천을 통해서 이 사회를 촘촘하게 갈라놓고 있는 적대와 균열의 선들 사이에는 따뜻한 눈물이 흐르게 된다.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 행복이었다면, 그 눈물이 흘러간 자리의 단단함을 지켜보는 일은 차라리 축복에 가까울 것이다. ― 해설 「‘정치적인 것’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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