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쌍한 사랑 기계
비회원
200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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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사랑 기계 . | 김혜순.著 |. 문학과 지성사 ☞ * ☞[문학과지성사] 바로가기 시집 『불쌍한 사랑 기계』의 시들은 시간과 공간을 요리하는 기계들이다. 이 기계들은 과거로 미래로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을 계란말이처럼 도르르 말아 현재의 시간 위에 놓는다. 그리고 이곳 저곳의 공간들을 하 몸 속에 집어넣고 흔들어 뒤섞였다가 토해낸다. 혹은 내시경을 통해, 상상할 수 없이 크거나 육안으로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것들을 보는 특이한 렌즈를 통해, 우리 앞에 그것들을 상영한다. 가지런한 시공간 안에서 우리는 그것들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고통스럽게 겪다 보면, 우리는 그것들이 우리들 욕망의 가시적인 물질임을 깨닫게 된다. [시인의 산문] 나는 내 시가 프랙탈 도형처럼 세상 속에 몸담고 세상을 읽는 방법을 가지길 바란다. 울퉁불퉁하고, 미끌미끌하며, 변덕이 죽 끓는 이 세상 말이다. 이 세상은 해석할 수가 없다. 시는 이 세상에 몸담은 자가 이 세상(몸)이라는 형상을 이기려는 지난한 몸짓 아닌가. 여성은 자신의 몸 안에서 뜨고 지면서 커지고 줄어드는 달처럼 죽고 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본다. 그러기에 여성의 몸은 무한대의 프랙탈 도형이다. 이 도형을 읽은 방법으로 여성인 나는 생명이 흘러들고 나아가는 길을 느끼고 그것에 따라 산다. 나는 사랑하므로 나 자신이 된다. 나는 사랑하므로 내 몸이 달의 궤적처럼 아름다운 만다라를 이 세상에 그려나가기를 바란다. 이 사랑은 태곳적부터 여성인 내 몸에서 넘쳐나오고, 그리고 거기서부터 고유한 실존의 내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그러나 이 실존의 실체는 고정된 도형이 아니라 움직이는 도형으로서의 실체다.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 그리지 않는 -김혜순,「프랙탈, 만다라, 그리고 나의 시 공화국」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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