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그런 기분 아세요?
보고 싶어서 이름을 부르면, 그 이름이 공기 중에 흩어지지 않고 속으로 흘러 들어와 체한 듯 먹먹해지는 기분이요.
오늘 제가 그래요.
십 년 지기 친구였던 희정이와 저는 많이도 닮아 있었어요.
좋아하는 커피 취향부터 신발 사이즈, 심지어 울적할 때 코끝을 찡긋거리는 버릇까지요.
우리는 늘 '나중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여행 가자, 여유 생기면 근사한 곳에서 밥 먹자.
그 '나중에'가 영영 오지 않을 약속인 줄도 모르고 말이에요.
작년 이 맘때, 지영이는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짐을 쌌습니다. 사고라는 건 예의가 없더라고요.
작별 인사를 건넬 틈조차 주지 않으니까요.
녀석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길, 제 손에 들린 건 희정이가 생전에 빌려 갔던 낡은 시집이였습니다.
책장 곳곳에 녀석의 손때가 묻어 있고, 어떤 페이지에는 눈물 얼룩도 있었죠.
요즘도 저는 우리가 자주 가던 단골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있곤 합니다. 녀석의 몫으로 라떼 한 잔을 시켜놓고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을 앞에 두고 있으면, 금방 이라도 희정이가 제 눈을 손으로 가리며 " 나, 누구게??" 하고 짖궂은 장난을 칠 거 같애요.
하지만 식어버린 커피 위로 눈물만 떨어질 뿐입니다.
있을 때 더 많이 안아 줄걸, 사랑한다고 더 자주 말해 줄 걸.
"보고 싶다"는 흔한 말 한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아픈 가시가 되어 목에 걸려 있어요.
희정아, 너 거기선 잘 지내니? 거긴 춥지 않지?
네가 없는 이곳은 봄이 와도 겨울 같아.
내 마음속 빈 의자에는 오늘도 너 대신 찬 바람만 머물다 간다.
5월인데도.. 바깥 날씨는 가을 같애요.. 느낌이 그래요.
작가님, 이 못다 한 고백이 전파를 타고 하늘 어딘가에 닿을 수 있을까요?
보고 싶다는 말이 비가 되어 녀석이 잠든 곳에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5월의 반짝이는 햇살 아래 유난히 그립네요.
내 소중한 친구 희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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