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크로바
정숙현
2020.05.17
조회 176
두달 만에 남편과 함께 현충원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코로나19로 닫혔던 현충원 문이 열린 후 처음 갔는데 신록이 우거지고 아카시아 꽃 향기가 바람에 날려 산길을 걸으면서도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철쭉이 지고 찔레꽃과 아카시아 장미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전날 비가 내려 땅은 질퍽했지만
꽃과 나무는 물기를 머금어 생기가 돌았습니다.
숨도 고르고 무거운 다리도 쉴 겸 의자에 앉았다가 토끼풀꽃을 발견하고 꽃을 두개 따서 엮어 꽃반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던 남편이
우리 네잎 크로바 찾아 볼까? 하며 옆에 와서 앉았습니다.
찾으려 하니 잎이 겹쳐 보여 찾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한참 크로바 잎을 살피다가
행운 보다는 행복이 더 좋다고 말하며 일어섰습니다.
그러다 무심코 찾은 네잎 크로바를 보고 '찾았어요. 이 행운을 당신 줄게요"
하니 남편이 제 손에 다시 쥐어 주었습니다.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잎이 상하지 않게 하려고
소중히 한 손에 쥐고 내려와서 책꽂이에 꽂아 두었습니다.
누가 행운이 필요할까요?
잘 간직해 두었다가 선물해야 겠습니다.

신청곡: 바램/노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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