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내와 초딩4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체중계에서 싸웁니다.
초딩아들은 축구선수가 꿈이라 매일매일 맹훈련을 하는데도 배가 많이나옵니다.
아내는 그게 저때문이래요.
제가 탄산음료를 좋아해서 마트가면 꼭 사오는데 그걸 미래축구선수인 아들이 먹어서
그렇다고해요.
원래 날씬하던 녀석이었는데 2월한달 축구훈련을 쉬었더니 살이 찐거같애요.
살이 찌다보니 운동장에서 뛰는것도 힘들겠지요.
코치님도 살이 많이 찐거같다고 군것질 금지령을 내렸어요.
그래도 한창 크는 아이라서 그런지 늘 배가 고픈가봐요.
엄마가 밥 외엔 간식을 안준다고 배고프다고 전화가와요.
"아빠, 나 밥 먹었는데 그래도 배고파요. 두공기 먹으면 안된다고 안줘요.아빠~"
"배 많이 고파? 용돈으로 나가서 사먹어"
"진짜? 엄마가 알면 어떻게"
"이녀석아. 당연히 엄마 모르게 해야지. 얼른 나가서 사먹고 와"
아내가 알면 우리 둘다 욕만 뒤지게 먹겠지만 워낙에 먹는걸 좋아하는 녀석이라
저도 어쩔수가 없었어요.
아내는 진짜 뭐 있나봐요. 아니면 누가 알려주나봐요.
어쩜 그렇게 다 아는지 모르겠어요.
퇴근전에 아내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불길했어요.
역시나 대단한 아내입니다.
"나야, 또 애한테 나몰래 뭐 사먹으라고 시켰어? 정말 그럴래? 둘이 이집에서 실기싫어?"
"아니,난 애가 하도 배가 고프다는데 당신이 밥도 안준다고 해서 당신 밥차리는거 힘들까봐서...."
다음에 연습경기가 있는데 몸이 무거워서 뛰지도 못하면 책임질거냐고
그 비싼 돈 줘가면서 배우는건데 대충대충 할거냐고 막 뭐라고 하는데 대꾸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한번만 더 걸리면 축구 그만두게 할거라고 하네요.
축구는 아들이 젤 좋아하는 거거든요.
다른건 다 가기싫다고 했는데 축구만큼은 그런소리 한번도 못들어봤거든요.
저 닮아서 그 짧은 다리로 공을 찾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이 넘 귀엽거든요.
아들의 축구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요즘 아들의 전화를 안받고 있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난 너의 축구사랑을 지켜주고싶을 뿐이야.
아빠도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이참에 열심히 뛰어서 살은 빼자.
코치님이 너 달리기 넘 느리다고 하더라.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 신청할게요.
이거듣고 작은녀석 밥 한숟가락 더 줬으면 하네요.
다비치,씨야 -- 여성시대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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