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몇주 전 라디오를 한 대 샀습니다.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버튼을 돌리는 오리지날 방식 라디오였어요. 맨처음엔 '누가 요즘 같은 때 라디오를 쓸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요즘처럼 보는 것에 익숙한 시대에 귀를 기울여 DJ의 목소리를 들으니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났어요.
아이들 말로는 아내가 거의 하루 종일 라디오를 켜놓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집안에서도 라디오 음악 소리가 끊이질 않고요. 요즘 아이들이 학교도 못가고 지겨워 하잖아요. 저희 아이들도 그랬는데, 요즘은 엄마가 켜놓은 라디오 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이며 공부를 한답니다. 다른 종교방송 채널에선 주말 저녁 때 성가를 들려주는데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차분해지곤 해요.
물론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도 제 아내가 애청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이 방송을 듣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연을 보냅니다. 승화 형님께서 전해주세요. 제가 아내를 참 많이 사랑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신청곡 하나 부탁드릴게요. 그룹 동물원의 '우리가 세상에 길들기 시작한 후부터'라는 곡이에요. 가사에도 라디오가 등장합니다.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를 들으니,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예전에는 참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 세상에 길들여지기 시작한 것인지, 도통 그럴 의욕이 생기질 않네요.. 그냥 행복하게 가족들과 지내는 게 최고의 가치인 듯 합니다. 승화 형님 신청곡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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