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교사부부인데, 남편이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합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저희 부부를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남편이 전부터 명예퇴직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긴 했는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마음을 접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의 결심은 더 확고해지고 있었나봅니다.
감염병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었잖아요.
50대인 남편에게는 온라인 개학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 모양이에요.
면대면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혀야 하고,
수업 동영상을 만들어서 온라인클래스룸에 올려야 하고,
학생들의 출결 체크, 진도율 점검, 과제 확인, 피드백 등등이 어렵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배우면 할 수 있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많이 힘든가봐요.
"안되겠어. 나 같은 사람이 빨리 나가야 젊고 유능한 교사들이 들어오지."
남편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이 가지만 현실적으로 준비가 안 되어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그만두면 뭐 하면서 살건데?"
제 물음에 남편의 눈이 반짝반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낚시할거야. 집도 짓고, 텃밭도 만들고, 우리나라 섬 다 가 볼거야."
저는 그만 피식 웃음이 나고 말았어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초가집에 텃밭 가꾸는 안빈낙도 타령은 왜 변함이 없는지요.
이번엔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다음에 신청해봐요.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고."
남편은 제 말에 명예퇴직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이 밝아집니다.
남편이 얼마 안 가 명예퇴직을 할 것 같아요.
낚시 하고, 집 짓고, 텃밭 가꾸고, 캠핑할 때 음악이 있으면 더 좋겠지요.
미리 기타를 배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기타 선물을 주시면 우리 부부 삶에 윤활유가 될 거에요.
박승화님의 우리들만의 추억 신청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