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노란 가방속엔 노트 크기만한 사진첩이 있습니다.
90세 연세에 귀도 어둡고 눈도 어두워 자그마한 사진이나 글은 볼 수 없기에
사진관에서 큰 사이즈로 사진을 빼서 앨범에 담아 드렸습니다.
요즈음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해 두기에 사진을 인화하지 않지만 어머님을 위해 핸드폰 사진도 사진관에 가져가 인화해 드리면 어떤 선물보다 좋아하십니다.
신종코로나19로 인해 노인정에도 못나가시고 집에만 계시니 신문을 읽어 드리고
뉴스를 보면서 설명해 드리고 나면 어머닌 방에 들어가셔서 사진을 꺼내 보십니다.
하루에서 여러 번 사진을 꺼내 보면서도
늘 새로우신지
가끔은 사진을 가져오셔서 같이 보자고 하십니다.
증손자랑 찍은 사진이 가장 좋다고 하시는 어머닌
89세 차이가 나는 증손자를 보는 낙으로 말년을 보내신다고 하십니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면서도
아기가 오면 가장 반기십니다.
왕할머니가 사랑하는 줄 아는 아기도 제맘대로 안되면 할머니 품에 다가가 아기방언으로 말합니다.
멀리 있는 아들네 식구도
당신보다 먼저 하늘나라에 간 작은 딸도
결혼해서 품을 떠나 사는 손자 손녀도
어머닌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사진으로 보아도 저리 반가운데 얼굴과 얼굴을 대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어머닌 그리운 마음을 삭이며
그저 당신 자녀손이 잘 되기만을 오늘도 기원하고 계십니다.
신청곡: 그리움만 쌓이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