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내고향 강원도 정선
전재현
2019.12.16
조회 78
안녕하세요
부천에거주하는 40대중반의 애청자입니다.
겨울이 시작되고 곧 초등학생인 아들의 방학도 시작될텐데요
초등4학년인 아들녀석은 제게 어린시절 이야기를 듣는걸 좋아해요

제 고향은 강원도 정선읍에서 더 들어가야하는 화암면이라는 곳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만해도 아직 비 포장도로에 하루에 몇대뿐인 지나가는
버스만봐도 신나서 손을 흔들던 시절이죠

어린시절 겨울이면 집집마다 수도가 얼어버리는건 당연시 생각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때는 불편함이란걸 전혀 몰랐었죠
추워지면 겨울이 오는구나 생각하고 연례행사 마냥 아버지를 따라 산에
가서 겨울 땔감을 준비하고 김장독을 묻을 흙을 파고 겨울내 먹을 무우 땅을 파서 얼지않게 보관을했었죠
수돗물은 겨울방학내내 동파로 사용을 못했어요 그래서 우리 동네 아이들은
커다란 빨간대야를 꺼내어 리어카에 싣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겨울에도
얼지않는 화암동굴에서 나오는 물을 길러 집으로 몇번이고 다녀야했습니다.그 물을 큰 통에 담아놓고 밥도 하고 씻기도하고 소 여물도 끓이고 동네꼬마들은 겨울내내 이 물을 길러다니는 일이 하루중 가장 먼저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일을 마친후에는
꽁꽁 얼어붙은 개울에서 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썰매를 타고 얼음을 크게 깨뜨려 얼음배를 만들어타다 물에 빠지면 엄마한테 혼날까봐 모닥불 피워서 말리려다 양말 태우는일은 다반사였죠

방학내내 산으로 토끼잡으로 뛰어다니고 개울에서 얼음타고 눈 덮인 논밭에서 신나게 눈싸움도하고 연날리기 구슬치기 했던 이야기를 제 아들에게 해주다보면 아들은 마냥 신기하고 부러운듯 제게 이렇게 말해요
"아빠 나도 아빠처럼 그렇게 놀아보고싶은데 난 왜 지금 태어나서 그런것도 못해보고...." 철없는 아들의 말에 뭐라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 시절이었던지 그런데 그 어린시절에는 불편함이나 힘든걸 한번도 생각 안했던것같아요

이제는 큰 관광지가 되었고 허름한 집들도 2층 콘크리트집으로 모두 바뀌어서 겨울에 땔감 준비나 수도가 동파되는 일은 이제 아주 먼 옛날이야기가 되버렸습니다

요즘 학생들 한창 뛰어놀때인데 방학때에도 학원다니느라 학교다닐때보다 더 바쁘니
올 겨울방학에는 제 고향 강원도에가서 어린시절 제가
그랬던것처럼 맘껏 뛰어놀고 눈밭에서 뒹굴고 차가운 물에도 빠져보고
모닥불에 양말도 태워보고 함께 다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참 신기한게요 그때 지금보다 더 추운날에 변변찮은 겨울옷이나
장갑 ,모자도 없이 맨손으로 호호 입김을 불며 하루종일 밖에서 놀았는데

요즘에 저는 아들이 학원다녀온후 공원에 놀러간다고하면 추워서 안된다고 못가게하는 제 자신을 보며 뭐가 맞는건지 헛갈립니다.

신청곡
라이너스 .... 연

혹시 선물주신다면 아들이 요즘 기타에 푹빠져 있어서요 조그만 장난감 기타로 가지고 놀고있어서요 ...헤헤헤 기타 선물받으면 너무 행복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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