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공원에서 ~
김현옥
2019.11.16
조회 52

볕 좋은 가을. 공원에서 친구와 차 한잔을 마셨습니다
어느새 낙엽이 떨어져서 뒹구는 가을공원에서
보온병에 넣어온 따스한 생강차 한잔씩을 나누어 마시는데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 생강의 싸한 맛이 너무 좋았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잦은 기침으로 애를 먹는데 친구는 나를 위해서
생강과 도라지를 말려 가루로 빻아서 제게 주었습니다
이거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거니까 잘 먹어 ~ 라고 친구는
나를 위해 정성껏 만든 차를 내 밀었습니다

스스로가 박복하다고 늘 말하는 친구는 인정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사는게 그다지 넉넉지 않지만 늘 남을
위해서 배려가 깊은 친구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였습니다

가을 날 친구와 이런 시간을 만든다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언제나 친구가 내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는게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다음번에는 내가 먼저 친구를 위해서
멋진 이벤트를 준비해야지 ~ 하면서도 늘 친구에게
한 발 늦어버린 제 게으름을 오늘도 탓하고 들어왔습니다

가을 공원에서 떨어지는낙엽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조용히
노래도 읊조렸습니다
찬 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며 ~ 그래 이 계절에는
이노래가 제일이지 이 노래 한번쯤 읊조려야 이 가을을
잘 보낸거 같은 기분이 들지 ~ 우리는 조용조용 가을공원에서
슬픈 노래를 불렀습니다

차중락 :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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