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까면서..
김은경
2019.10.07
조회 61
친정어머니댁에 갔더니
"이것 좀 봐라"
하시면서 자랑하시는데, 은행을 한 박스 주워서 말려 놓으셨어요.
태풍 때문에 동네 은행이 다 떨어졌던 모양이에요.
몸에 좋다고, 아깝더라고 하시면서 보여주신 은행을 보니 속이 답답했습니다.
그 냄새나는 은행을 어디서 손질하셨는지...
하얗게 마른 은행은 보기엔 탐스럽지만 어머니의 수고를 생각하니 웃을 수가 없었어요.
"엄마, 뭐하러 이런 걸 하셨어요."
저도 모르게 볼멘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두면 어머니 혼자 또 껍질까지 벗기실 것 같아서 한 봉지 챙겨왔어요.
아령 위에 은행을 놓고 고무망치로 하나하나 껍질을 벗기자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에 쥐도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울화가 나요.
이걸 하나하나 까서 말리셨을 생각을 하니 말이죠.
힘들게 하신 생각해서 종일 깠지만 삼분의 일도 못했어요.
휴일에 까게 어머니 은행을 다 가져와야겠어요.
은행이 몸 어디에 좋은 줄은 모르겠지만 은행 까다가 병나게 생겼습니다.
가을엔 뭐가 많아서도 탈이네요. ^^
태연, '만약에'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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