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름이 낮게 덮여
추모공원에 가는 길이 무덥지는 않았습니다.
길가에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소국도 드문드문 피었고 가로수에도 단풍이 살짝 들었습니다,
동생은 암을 이겨내려고 독한 항암제를 맞아가며 3년을 버티다 3년전 오늘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53젊은 나이에...
동생이 떠난 뒤
그리워 하며 가슴앓이도 많이 했고 울기도 많이 해서 시력이 약해졌습니다.
삼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건만
사진 속의 동생은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사들고 간 꽃을 꽂아 두고
메모지에 글도 남겼습니다.
'언니 왔나? 울 언니 오느라 힘들었겠네. 내가 시원한 커피 타 줄게"
동생이 반가워하며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한참을
그곳에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사랑하는 이를 갈라 놓고
가슴을 멍들게 하는 장례식이
오늘 그곳에서 또 진행되는 장면을 멀리서 지켜 보았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가을바람이 보드랍게 부는 햇살 좋은 날
천국으로 이사하는 사람이
복 있는 거라고
유족을 위로하고
위로를 받지만
가족을 여읜 슬픔을 이겨내야 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슬픔을 이겨내고 삭이며 땅에 발을 딛고 일어서려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동생은
병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봉숙아'라는 노래를 즐겨 들었습니다.
가사에 나오는 경상도 사투리를 흉내내며 간호하는 언니를 웃게 해 주던
노래를 듣고 싶어 신청합니다.
추모공원에 갈 때 보다
돌아 올 때 발걸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신청곡: 봉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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