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5월 14일 나. 정남이. 영자 셋은 그 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당진의 바닷가 마을의 삼봉초등학교에 초임발령을 받았습니다. 영자와 저는 천안출신이라 안면은 있는 정도였지만 정남이는 발령받아 인사 가는 날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정남이는 학교 사택에서 영자와 저는 사택같은 칠성약방이라는 곳에서 각각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학교가 끝나면 모여서 저녁밥을 함께 해 먹고 그 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매일 매일이 즐거웠습니다. 웃고 떠들던 모습이 선배 언니들에게는 천방지축으로 보였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야 듣게 되었지만 힘들고 외로울 수 있던 초임 2년이 두 친구 덕분에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남이는 대학을 재수해서 한 살이 많았지만 우리는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2년 후 내가 먼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고 정남이는 그 후 결혼으로 청주쪽으로 옮겼다가 남편 직장을 따라 서울로 갔습니다. 그 후 남편이 홍콩 주재원으로 가는 바람에 홍콩에서 살다 귀국 후 중국으로 간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 동안 사느라 바빠 소식도 끊겼지만 이제 60이 되니 옛 친구 정남이가 너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정남아. 나도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어. 너무너무 보고 싶구나. 사연이 방송되어 네가 혹은 너를 아는 사람이 듣고 너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단다.
제 연락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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