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찾아요
이혜경
2023.11.01
조회 226
80년대에서 90년대
강산이 변한다는 십년동안
저희는 잠실 진주 아파트에 살았어요
아이들이 취학하기 훨씬 ~ 전
유치원 에도 들어가기전 이었는데
ㄱ 짜로된 진주 아파트 11동 4층
맨가장자리(414호) 에, 저희가 머무는 둥지가 있었어요
계단식이 아닌 복도식 이어서
외출할때는 여러집을 거쳐 갔던 기억이 나네요
복도에서 앞을 바라보면 육교가 보이고
육교 너머로 우리 아이들이 다니던
잠실 국민학교(그 당시에는 국민학교로 불리웠지요)가 있었어요
그 당시 저희 바로 옆집(413호) 에
선아엄마 라고
너무너무 천사처럼 예쁜 아기를 안고
복도를 서성거리며 아기를 달래던
아기처럼 어여쁜 새댁이 있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아기이름이 엄마이름 이기도 해서
엄마 이름은 사라지고
아이들 이름만 남았는데
제가 찾는이는 '선아엄마' 이고
저는 '주양이 엄마' 입니다
어느날도 복도에서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는
선아엄마와 마주쳤는데
저도 모르게 '잠깐 들어 오실까요 ? ...' 하면서
불시에, 집안으로 초청하게 되었어요
그때 한창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집안을 꾸미기 시작하던 시기였는데
실내로 들어와 보고는 '너무 예뻐요 너어무 ~ 맘에 들어요 ..." 하면서
이것저것 관심을 표명해 주었는데
따스한 커피를 앞에두고
우리는 마치 오랫만에 만난 친구처럼
많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어요
저보다는 서너살 아래인 동생같은 선아엄마는
정말 정말 여성스럽고 차분한 성향 이라는걸
금방 알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급속히 친해져서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고
급한일이 생기면, 서로의 아이도 잠깐씩 봐 주면서
내집처럼, 들락날락 했었지요 ^^^
아기 이름은 <최선아> 였어요
그러다 가족 모두가 뉴질랜드로 이민 간다는 말을 전해 들었는데
뉴질랜드로 이민가기전
모든 짐 정리를 하고 시댁인
송파구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로
옮겨 가면서
연락이 끊어졌는데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는데도
뉴질랜드로 떠나는 모습을 못 봐서 그런지
뭔가 숙제를 미루어 놓은것 같은 허전함에
가끔씩 생각이 나요 ...
어느날 가본 잠실 진주 아파트는, 재개발로 허물어 졌지만
그렇다고 추억이 다 사라진건 아니예요
그 장소는, 영원히 제 가슴속에 남아있는 거니까요
그때 하루종일 놀고 또 놀고
놀다 지치면, 그제서야 놀이를 그만두던
우리 아이들이, 불혹의 나이를 지나서 이렇게나 많이 컸는데
그 당시 아기였던 선아씨도 많이 컸겠지요 ?
선아엄마가 시댁으로 들어간뒤
연락은 자연스레 끊어졌고
이민을 갔는지
아니면, 잠실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지 ...
그것도 불분명 하지만요
예전 모습은 아니지만
길에서 지나쳐도 알아 볼수나 있으려나 ... 싶지만
그래도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
그립습니다
옛날 그 모든것이 ...
* G.O.D -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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