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 도와 줍시다
요즘 조상들 묘소에 벌초를 하는 시즌이다.
산촌 어디를 가나 등에 메고 풀을 베는 예초기 소리가 요란하다.
30km거리에 있는 조부모 부모님 묘소에 벌초를 하러
갔다. 무엇보다 먼저 할일은 벌이 있는지를 확인 해야 한다.
작년에 땅벌에 쏘여 병원에 응급 치료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싸리나무를 베어 비자루 처럼 만들어 묘소 주위에
휘휘 저으며 벌이 날아 다니는지 확인을 하니 다행이 없어
3형제와 함께 3시간에 걸처 묘소 4개소에 벌초는
물론 묘소 주위에 배수로 정비를 말끔히 했다.
시간은 13시쯤 되어 식당을 찾아 점심을 하고
귀가하는 도중에 길옆에서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두 노인네가
낫으로 벌초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제일 막내가 "형님 우리 힘은 들어도 저 묘소에 벌초를
거들어 주면 않될까요" 하는게 아닌가
그래 우린 식사도 하였으니 들려 보자고 했다.
그 노인네 부부는 76세라 했고 여주에서 도착 했다고
하며 벌초를 한 부분만 겨우 하고 있기에
우리가 도와 드릴까요 했더니 괜찮다고 하며
사양을 하는게 아닌가
막내는 그래도 벌초를 해 드리고 가자고 하며
예초기를 시동을 걸어 둘러메고 작업을 시작 했다.
그 노부부는 고마워 어쩔 줄 모르며 준비해 온
과일을 나누어 주는것 아닌가
우리 3형제가 나무와 큰풀은 낫으로 베고 베어 놓은
잡풀은 제거 하는 등 묘소 두장을 말끔히 제초를
하고 나니 약 30분이 소요 되었다.
그 노부부는 아들 보다도 형제보다도 더 고맙고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주머니에서 꼬기꼬기한 사례금 3만원을 주는것 아닌가
우리가 사례금을 받을 려면 애당초 시작도
않했을 거라고 매정하게 부리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떠나며 백밀러로 뒤를 돌아다 보니 우리 차량이 보이지 않을때
까지 서서 멍하니 바라 보는게 아닌가
우리도 곧 세월이 흐르면 저 노인네 같이 힘들게 벌초를
할게 아닌가 하고 건강을 잘 챙기고 일손이 필요한
노약자가 있으면 도와 주자고 입을 모았다.
우애 스러운 우리 3형제는 우리 조상 묘소에 벌초를
잘 했지만 더 기분이 좋은것은 노인네 묘소 두장을
거뜬히 벌초를 해 드린게 머리에 남았다.
귀가하여 오늘 벌초를 한 느낌을 시 한편으로 승화해 보았다.
벌초
9월 이맘때만 되면
낫을 갈아 짊어 지고 나선다
별초가 없었다면
누가 외딴
무성한 덤불로 향할까
이 산
저 언덕 벌초를 한다
조상들의 음택
풀이 범벅이다
조상 얼굴은 못 뵈어도
이발도 면도도 하고나니
새 신랑 새 신부
이를 알까 모르실까
불효손도 불효자도
땀이 범벅인
오늘 하루만은
떳떳한 효자 효손 이라네
신청곡
말하고 싶어요-한마음
이건원. 강원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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