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며느리가 우리 가족이 된 지 5년이 됐다.
환경도 다르고 음식이며 모든 것이 낯선 집안에
한가족이 된다는 의미가 내게는 무척 설레기도 했다.
내가 시집 올 때도 우리 시어머니의 마음도 그러하셨을까?
라떼는 그랬다.
며느리라면 시집 문턱에 들어 서기 바쁘게 부억 부터 들어 갔다.
설거지 거리가 있으면 부리나케 팔 걷어 부치고 서슴없이
그릇을 씻고 말끔히 싱크대도 정리했다.
당연히 며느리라면 해야 할 일로만 알았기에 불만도 없었다.
그래서 일까?
차라리 '부억이 편했다.'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여자는 시집가면 부억 부터 들어가야 한다.'는 '당연함'을
주입 시키신 친정 할머니의 올곧으신 '그 마음'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제 며느리를 본 입장이고 보니 설거지는 아예 시키지도 않는다.
아니, 시키기도 싫다.
며느리는 설거지를 맡아 하려고 애쓰지만 온실에서 곱게 자란 화초처럼
그저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해서 구정물에 손 넣는 걸 내가 좋아 안한다.
물론 고무장갑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결혼 두 달 전에 식기 세척기를 샀다.
며느리에게 설거지를 시키지 않으려는 뜻에서였다.
내가 둘째 며느리인 우리 집에서 차례상을 차려야 하기에 명절이면
크고 작은 그릇들이 많이 나온다.
우리 며느리가 신경 쓸까 봐서 얼른 내가 고무장갑을 끼고 애벌 설거지를 한다.
그러면 며느리는 애벌한 그릇들을 세척기에 채워 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설거지는 끝이 난다.
그것으로도 얼마나 며느리가 이쁜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이 된 이상 며느리를 영영 아껴주고 사랑해 주려는 것이 내 진실된 마음이다.
김종환 사랑을 위하여
양희은 참 좋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