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화님 안녕하세요.
오늘 스승의 날이라 어젯밤부터 설렘반 걱정반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이벤트를 준비했을까 하는 기대와, 아이들 앞에서 축하 받는 쑥스러움을 감당해야 하는 걱정에 잠을 설쳤거든요.
아침에 조례를 들어가는데 앞문을 잠가 놓아서 흐뭇하게 웃으면서 교실에 들어섰는데요.
칠판 가득 선생님, 사랑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이런 글귀를 쓰느라 아이들이 우왕좌왕하더라고요. 귀엽죠?
그리고 반장이 카네이션 한 송이를 건네는데 박수도 없고, 스승의 날 합창도 없고...조용한 거에요.
이 분위기 뭐지?
저도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고맙다고 말할 타이밍을 고르느라 잠시 숨을 고르고 서 있었습니다.
"고맙다 얘들아, 스승의 날 이벤트를 해도 쑥스럽고, 안 해도 서운한데, 이렇게 챙겨주니 고맙구나."
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스승의 날, 운동장 조회를 하면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던 풍경은 사라졌지만 이날을 잊지 않고 감사함을 전하려는 아이들 마음이 고맙더라고요.
그래도...이런 날은 아쉬움이 교차하네요.
아낌없이주는나무의 '유년시절의 기행' 신청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