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그림만을 그리던 군대동기 김진원을 찾습니다.
김주남
2023.04.21
조회 119
1982년 겨울 강원도 철원 전방부대(백골부대) 훈련소 입대동기 김진원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나이는 저와 같은 60년생 쥐띠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한겨울 그토록 힘들고 배고프고 추웠던 6주간의 훈련을 함께 견디어낸 진원이는 연대로 저는 사단사령부로 배치가 되면서 연락이 어려웠는데 진원친구가 대학생 군사훈련 병역혜택으로 6개월 먼저 제대하면서 집주소를 적어주며 제대하면 꼭 다시만나자고 약속을 했었지요.. 그 주소지가 포항 영덕군 축산면 축산국민학교 사택이었는데 제대(말년)휴가를 받은 저는 진원친구가 보고싶어 주소만을 들고 무작정 포항행 버스를 타고 친구를 찾아갔답니다.

처음가보는 영덕축산이라는 곳은 우리나라 지도의 토끼꼬리에 해당되는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초행길에 오후늦게 영덕 버스터미널에 내린 저는 축산으로 가는 마지막버스가 끊어졌다는 얘길듣고 아직은 현역인 군인정신으로 밤길 바닷가 국도를 1시간반이나 걸어 진원친구의 집에 도착했는데 가는길에 장대비로 속옷까지 비로 젖고 또 해안경비 해병대원의 불신검문을 받기도 했었답니다.

우산도 없이 두시간을 걸어 찾아온 제게 친구는 자신이 입던 옷으로 속옷까지 내어주며 칠흑같은 어둠과 쏟아지는 별빛이 창으로 새 들어오는 학교내 작은 강당바닥에서 음악을 들으며 새벽녘이 밝아 올 때까지 술울 마시며 지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 진원이는 미대재학중이면서 고향 축산 앞바다의 파도를 주로 그리고 있었는데 강당 바닥에 세원진 화구와 온통 파도만을 소재로한 숩작들이 오래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제대하고 바로 직장을 잡아 생업에 바쁘고 결혼을 하고 하다보니 진원친구와는 연락이 끊어졌고 세월이 흐른후 축산 사택 등에 수소문을 해 보았습니다만 친구와는 연락이 닿지 못했습니다.

친구는 아직도 파도를 그리고 있는지....보고 싶습니다.

그때 비오는 밤바다를 보며 친구가 불러주었던 [영일만친구]를 함께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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