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딸이 있어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게 제가 아빠가 되보니 피부에 와닿았어요.
딸애는 집형편이 어려워 취업반에 들어갔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인천에 있는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해서
전 너무 기뻤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왜 안 그렇겠어요?
아빠야. 딸을 대학보내고 싶은맘 굴뚝같은데
부모의 마음이야 다 똑같은 거 아니겠어요?
딸애가 자기 다니는 회사에 한 번 가자고 해서 같이 가봤는데
회사가 크고 깨끗했어요.
건물을 새로 지어서 그런지.
딸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어요.
회사 사장까지 되겠다고 하니 그 포부가 대단한거 같애요.
그리고 딸이 아빠한테 소식 하나를 전해줬는데
서울에서 인천으로 직장을 다니면 아무래도 피곤할거 같은데
회사에 얘기했더니 배려해주셔서 딸이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게 됬다고 해요.
그 말을 들으니 서운했어요.
아빠새가 아기새를 곱게곱게 키우면 아기새는 자기 살 길을 찾아
어미품을 떠나잖아요.
저희 부녀경우가 그래요.
딸은 독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였는지 방실방실 웃기만 하고
저는 서운한 마음을 딸한테 안 들키려고 했는데 제 얼굴표정에 서운함이
드러났나봐요.
딸은 저를 따뜻히 안아주더니 '아빠 서운해? 너무 서운해 하지 말아요.
저 시집가는것도 아니고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는건데...
아빠 자주 찾아뵙고 전화 자주 할께요~'
딸의 말에 서운함이 눈녹듯이 녹았어요.
딸이 직장생활을 한 지 어언 일년이 됬는데
집에 잘 오지도 않고 전화 한 통 없네요~
딸애방을 청소하는데 괜시리 눈물이 났어요.
딸이 있을땐 집에 웃음이 가득하고 집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는데
딸의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줄 전 몰랐던 걸요.
지금도 이렇게 허전한테 딸이 시집을 가면
전... 매일매일 울 거 같애요. 서운함에....
아기새는 언젠가 어미품을 떠나는건데..
저는 그걸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어요.
딸아!
아빠가 울 딸 많이 보고 싶어한다.
자주 집에 오지는 못하더라도 아빠한테 전화 한 통 하는건 잊지 말아줘?
일주일에 한 번도 괜찮아.
아빤.... 울 딸 마음 다 아니까..
사연글 올립니다. 아침햇살이 너무 예쁘네요~
박용기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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