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약속이 있어서 카페에 갔어요.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죠.
옆 테이블에는 노트북이 펼쳐져 있고, 다이어리와 전화기에 연결된 보조배터리,
그리고 종이봉투 몇 개가 놓여있었어요.
언뜻 들리는 대화내용이 결혼식과 신혼여행, 집 인테리어 를 의논하는 예비 부부 였습니다.
아마 테이블의 봉투는 청첩장 샘플 이었나봐요.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나더라구요.
나는 어땠지? 결혼식 준비를 어떻게 했더라?
저는 서울에서 이른 나이에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지방에 계신 친정엄마는 당시 거의 쉬는 날없이 일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뭐 저에게 뭘 해주실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구요.
그러다보니 제가 알아서 다 준비 했던 것 같아요.
당시로서도 소박하게 했으니, 그냥 저냥 제 힘으로 할 수 있었던거죠 ^^
근데 그때는 뭐 생각도 깊이 안했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으로 시작하겠다~ 하면서 즐겁게 청첩장도 주문하고,
신혼여행지도 적당한 곳으로 고르고, 예물도 생략하고, 종로가서 심플한 커플링 맞췄구요.
친정엄마에게는 지방에서 버스로 올라오시고 다른 준비도 하셔야 하니
돈을 좀 보내드렸구요.
한참을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던 커플 덕에 저도 추억 여행이 되어버렸어요.
그 때가 생각이 나네요.
지금이라면 그 때처럼 시작할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젊음은 반짝반짝 하잖아요.
소박했던 순간에 젊음을 얹으니 반짝이는 추억으로 남습니다.
너의 의미-아이유
너의 의미
강정은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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