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3월 안양여고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는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하는 애들이 모이는 학교여서 경기도권 전역 충청도 경상도 강원도 등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1학년 5반이었고 혜자는 6반 이철량미술선생님반이었는데 우리는 키가 작아서 아랫공기를 마시며 숨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ㅎㅎ. 서산 해미면에서 중학교 졸업해서 안양여고로 진학 했던 혜자는 괴산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온 장순자와 같은 반이었고 동향이라 더 친했다고 합니다.
저는 옆 반이었고 목발을 짚고 다니는 소아마비 중증장애인이라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없었습니다. 고향 반월(지금의 안산)에서 중학교를 졸업하였기 때문에 버스 통학이 가능한 거리였지만 버스로 통학이 가능하지 않아서 학교 정문 바로 옆에서 자취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교시에 만나는 친구, 선배등이 오며 가며 자취방에 데려다 줘서 그야말로 내 자취방은 친구들이 풀방게처럼 드나들며 자고 먹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반이 달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 와 자취하는 애들이 많았고 학교 가면서 들러서 가방 들어다 주고 하교 하면서 들러서 놀다 저녁 해 주고 같이 먹고 하는애들이 많았습니다. 어차피 혼자 있는 애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졸업하고 얼마동안 연락은 되었었습니다. 마지막 기억은 1989년 12월 제가 대방동 성당에서 영세를 받을 때 꽃다발을 가지고 와서 기념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고 이렇게 긴 세월이 흘렀네요.
부지불식간에 나이가 60이 코 앞입니다. 얼마 전 귀향한 순자가 혜자 만나고 싶다고 하였고 저도 항상 잊지 않고 있는 친구라 꼭 만나고 싶습니다.
여고시절 어느날 번뇌를 버리겠다고 느닺없이 절에 가서 108배를 해서 다리가 아프다고 내 방에서 끙끙 앓고 자던 모습이 제일 생각납니다. 그렇게 개똥철학 하면서 웃고 울고 떠들던 친구 김혜자를 찾고 싶습니다.
신청곡 :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 배철수의 '사랑 이야기', 신형원의 '유리벽',
안양여고 21기 83년 졸업 친구 김혜자를 찾습니다. .
김인순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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