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요청합니다.
매일 방송을 듣다가 처음으로 신청해봅니다.
2008년말 아내는 건강검진을 통해 위암을 발견하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위암 초기 단계여서 강도 높은 항암 치료를 받지는 않았지만 암 발생 부위가 좋지 않아서 위의 2/3를 절제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매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아 5년이 지난 2013년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수술 이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많이 낮아 오랫동안 병원을 오가며 약물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여 집에 가보니 장모님께서 아내에게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시며, 한우를 사다 주셨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주지 말고, 반드시 혼자서만 매일 조금씩 먹으라고 하시면서...
당시 13살, 9살, 4살짜리 딸 셋을 키우던 아내도 아이들에게 마음 약한 엄마인지라 한우를 혼자서는 먹을 수 없었던 가 봅니다. 고기를 구워 아이들을 먹이다 보니 정작 먹어야 할 아내는 얼마 먹어보지도 못하고, 모두 없어졌다고 하니 말입니다.
지금도 소고기를 보면 아픈 딸이 안타까워 한우를 사오신 장모님의 모습과 그 한우를 먹지 못하고, 딸 아이들을 먹인 아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것이 어머니의 사랑인가 봅니다.
신청곡 : 이선희 - 그 중에 그대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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