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일까요? 어릴적 고향에서 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정말 부지런하셨는데요,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장작도 패시고, 소 여물을 끓이시고, 정말 하시는 일이 많으셨습니다. 시골 온돌집에 살아본 분은 아시겠지만,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나면, 초저녁에는 아랫목은 절절 끓어 오르고, 입에서는 입김이 나올 정도로 외풍이 세고 추웠지요. 이런 환경에서 자식들이 춥고 혹시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하시고,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다시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시고, 차가워진 방을 데워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불속에서 나가기 싫어하는 저를 달래고 유혹하는 아버지의 필살기가 있었는데요, 바로 아궁이 속에서 끓여낸 돼지고기 혹은 소고기를 두부와 함께 썰어 넣은 짜글이라고 하는 김치찌개였습니다. 아버지는 뚝딱뚝딱 요리도 곧잘 하셨는데, 아침에 가끔 불을 지피고 남은 숯불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끓여 아침 반주를 한 잔씩 하곤 하셨습니다. 저는 따스한 아궁이 앞 아버지 옆에 강아지처럼 쪼그리고 앉아 불멍을 하며, 뚝배기에 끓여낸 뜨겁고 얼큰한 아버지표 찌개를 얻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대학 가던 해에 갑자스런 사고로 돌아가셔서 너무도 슬프고 가슴 아팠지만, 지금도 그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과 사랑이 울림이 되어 제 자식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부모님의 애틋한 사랑이 무척이나 그리워집니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신청합니다.
2022년 12월 ‘박승화의 가요 속으로’ 애청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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