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좀 사그라들 즈음, 그 동안 미뤄어 두었던 결혼식이 2건이나 있는 토요일입니다. 예식 시간이 비슷하여 한 쪽은 부조만 보내고 한쪽의 결혼식을 보다 '이건 아니지. 아무리 반련견 시대라 하지만 결혼식의 화동으로 개라니"
연습과 훈련을 시켰겠지만 화려한 조명에 시끄러운 많은 객들의 웃음과 박수소리에 놀란 소형견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죄왕 왕왕왕!!
먼저 나가서있던 신랑이 오라고 별 짓을 다하다 결국 안고 오고 말았답니다.
저도 17년을 키우다 저세상으로 보낸 반려견이 있었고, 지금은 3살짜리 반려견을 홀고빨고 난리부르스를 추며 키우고 있지만, 그래도 저건 아니다 라며 옆사람과 흉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사회자의 신부 입장소리에 반사적으로 입구를 향해 고개을 돌려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신부의 손을 떡하니 잡고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오는 신부 어머니,
붉은 자주색의 치마가 어머니의 당당함을 더해 줍디다.
제가 올해 66세입니다만 신부와 신부 어머니가 동시에 입장하는 것은 머리 털나고 보기도 첨이지만 들어도 보지 못했습니다.
신부 아버지의 부재시 작은아버지 또는 삼촌 아무튼 친척 남자분이 입장도 같이 하고 신부 아버지의 자리를 메궈주는데.....
개 화동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멋진 뿜뿜인 신부 어머니 일로 일대가 또 왁자지끌하였답니다.
그것도 잠시
부모님 여기선 어머님의 당부사가 있었는데 화동인 개 얘기부터 언급을 합니다. 놀라셨지요? 죄송합니다.
남편은 작은 공장을 하고 본인은 집에서 개를 키우며 살림만 해 오던 중
남편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천지사방이 벽이며 어려움이었을 때 이 개가 많은 위로가 되었고 힘겨움을 이겨 낼 힘이 돼주었다는 겁니다.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빚은 어떻게 감당해야하는 지 수많은 힘겨움이 있을 때 눈물만 흘리며 누워있지 않고 정신을 차리게 하는데 이 개의 도움이 컷으니
이 개는 개가 아니라 ,딸과 저에게는 식구 그 이상이라서 오늘 이 기쁜 자리에 당연히 참석시켜야 했다는 것입니다. 당당히 남편자리에 않을 자격이 ..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식장안을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때서야 저도 지난 날이 떠올랐습니다.
남편과 싸우고 부엌 구석에 쪼그리고 않아 울음을 삼켜야 했을 때 우리개를 안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쪼그만것이 우는 제 곁에서 떠나지 않고 제 슬픔을 다 안다는 듯 할타도 주며 제 슬픔이 잦아들도록 오래오래 안겨있었습니다.
남의 말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말을 함부로 말아야겠습니다.
알고보면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듣고보면 오히려 박수 쳐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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