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친소) 나의 친구 영숙이
고영자
2022.09.22
조회 197
영자 영숙이는 자매같이 지냈어요
베롱나무 그늘 아래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영숙이는
제가 도시락이 없어서 그늘 아래 우두거니 앉아잇으면
양은도시락 뚜껑을 열어 절반씩 나누어먹자 하였지요

영숙이의 도시락에는 항상 김치뿐였지만 꿀맛이었어요

영숙이는 에이 난 왜 이렇게 밥맛이 없냐?
영자 너 다 먹어 난 이 그림 그릴거야
베롱나무를 볼 적마다 나는 영숙이가 생각났어요



얼마전 저는 전시회를 하였어요

주제는 베롱나무였어요

친구와 같이 앉아 나누어먹던 도시락이 가슴속에서 늘 떠올랐고
어떤땐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그리움이 강하게 밀려왔지요

관람객이와서 제게 물었어요

혹시 누군가가 그리우신가요?

라고 말이에요

아네 친구가 그리워요

아 그림에 그런 마음이 베어잇는 듯 해요


기도하면서 그렸던 베롱나무 그늘 아래서
라는 그림은 한 목사님이 사가셨어요

기도하면서 그린 것 같다는 말씀도해주셨어요

정읍 영원면 원천리 에서 살던 나의 친구 이영숙
지금은 쉰을 넘어 중반을 바라보는 참으로......나이만 몽땅 먹어버린
할매가 돼 가고 있는데 영숙아
늬 소식은 어찌 이렇게 한 번도 들을수가 없냐?
베롱나무 밑의 영자가 보고싶지 않니?

신청곡 나는 그리움 그대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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