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영숙이는 자매같이 지냈어요
베롱나무 그늘 아래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영숙이는
제가 도시락이 없어서 그늘 아래 우두거니 앉아잇으면
양은도시락 뚜껑을 열어 절반씩 나누어먹자 하였지요
영숙이의 도시락에는 항상 김치뿐였지만 꿀맛이었어요
영숙이는 에이 난 왜 이렇게 밥맛이 없냐?
영자 너 다 먹어 난 이 그림 그릴거야
베롱나무를 볼 적마다 나는 영숙이가 생각났어요
얼마전 저는 전시회를 하였어요
주제는 베롱나무였어요
친구와 같이 앉아 나누어먹던 도시락이 가슴속에서 늘 떠올랐고
어떤땐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그리움이 강하게 밀려왔지요
관람객이와서 제게 물었어요
혹시 누군가가 그리우신가요?
라고 말이에요
아네 친구가 그리워요
아 그림에 그런 마음이 베어잇는 듯 해요
기도하면서 그렸던 베롱나무 그늘 아래서
라는 그림은 한 목사님이 사가셨어요
기도하면서 그린 것 같다는 말씀도해주셨어요
정읍 영원면 원천리 에서 살던 나의 친구 이영숙
지금은 쉰을 넘어 중반을 바라보는 참으로......나이만 몽땅 먹어버린
할매가 돼 가고 있는데 영숙아
늬 소식은 어찌 이렇게 한 번도 들을수가 없냐?
베롱나무 밑의 영자가 보고싶지 않니?
신청곡 나는 그리움 그대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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