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0년 12월 6일.
제가 891기로 귀신잡는 해병대 훈련소에 입대한 날입니다.
그때 전 2000학번으로써 대학교 1학년을 채 마치기도 전이었습니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해 여름 '어짜피 군대가야될 거 해병대에 가서 나란 인간 개조한번 해보자.' 란 생각으로 덜컥 해병대에 지원하였고, 서울대보다 들어가기 힘들다던? 해병대에 합격하여 입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훈련단에 입소하여 겪어본 첫 군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춥고 힘들었습니다. 훨씬 예전에 군대갔다오신 분들은 코웃음치시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있었을 때가 제일 힘든거 아니겠습니까~
한겨울에 접어들면서 훈련은 더 고되지고 몸과 마음도 많이 지쳐갔습니다. 그래도 제가 잘 참고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이태훈 그 친구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훈련병 번호 5309였고 그 친구는 5310이었습니다. 저보다 한 살 이상 많았던 그 친구는 항상 긍정적이었고 친형처럼 저를 잘 보살펴 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훈련소 기간이 끝나고 전 연평도에 배치를 받아 가게되었고, 그 친구는 다른 곳에 가면서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벌써 전역한지 20년이 되었지만 전 항상 891기 5310번 이태훈을 그리워하고있습니다. 이제는 만나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술한잔 하고 싶습니다.
[라친소] 22년 전 훈련소에서 함께 한 전우 이태훈을 찾습니다.
이재석
2022.08.05
조회 178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