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환자 될줄은
이건원
2022.07.27
조회 166
온열환자 될줄은



요즘은 언론매체의 발달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가 있어 누구든 실천만 한다면,

너무나 살기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강풍 지진등 지구촌 정보는 물론 시시때때로 온도 변화에 따라 적정 건강관리 요령을 세밀하게 알리고 이에 맞춤식으로 대처하도록 아니 엄마가 아이를 보살피듯 일일이 휴대폰으로 수시로 날아들지를 않는가

그런데 나 자신마져도 칠순 나이에 농민이라 그런지 체질센서가 둔해져 시대변화에 적응 하지를 못해 옛 습관의 매듭이 꼭꼭 옥죄어 있어 폭염경보가 발효되었어도 알근체를 않고 오직 일에만 미련을 둔다. 그까짓 더위 하며 여지껏 이 나이에 묵묵히 아무 탈 없이 70년이상을 잘 견뎌 왔는데, 하며 콧방귀를 퀴다가 아예 생각지도 못한 불상사가 생겨야 그때야 때늦은 후회를 하고만다. 그게 분명 어리석은 짓이다. 며칠전 폭염경보를 웃읍게 방관 하고 외고집을 피우다가 35도 고온에 이 세상을 하직 할뻔을 했었다. 조그마한 밭에 강낭콩을 심었는데, 그런대로 잘 되어 오직 껍질이 바나나 같이 노오란 통통한 햇 강낭콩을 따서 밥에 넣어 먹으려는 단순한 의욕으로 혼자서 밭에 갔었다. 그것도 아내가 같이 가자는것도 너무 더우니 뿌리치고 사나이답게 아니 남편답게 체신머리없이 우쭐하여 혼자서 당당히 밭에 갔었다. 때는 그늘이 진 오후 4시경이라 다소 괜찮을 줄 알고 밭에 들어섰다. 오늘 기상 상황은 폭염주의보가 아닌 35도로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뭐 별일 있을까 하며 맷고자를 쓰고 자루를 들고 통통하게 매달린 강낭콩을 따는 재미로 처음에는 더운줄도 몰랐는데, 시간이 지연이 됨에 따라 후덥지근 하여 숨이 턱턱 막혔다.

강낭콩을 9리터(반말)쯤이나 수확했을까 허리가 좋지를 않아 잠시 앉았다가 일어 서려는데 갑자기 눈앞이 캄캄 하여 나도 모르게 비틀비틀 하다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이 가까이에 얼음물이 들어 있는 물통이 있어 물을 마시며 휴식을 잠시 취했더니 좋아젔다. 잠시후 다시 밭이랑으로 들어 가려다 나도 모르게 겁에 질려 건강상태를 확인하려 아내를 불러 승용차로 병원에 갔었다. 의사가 진찰을 하더니 혀를 끌끌차며 열사병 초기 증세라며 잘못 했으면, 큰 변을 당할뻔 했다며 기상특보시는 농사일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의사가 큰 소리로 당부당부 하는게 아닌가 며칠이 지난 후 잘익은 강낭콩 맛을 보니 너무 구수하여 의사의 당부도 까마득 잊고 아니 대단찮게 여기고 지난날 보다 1시간 늦은 오후 5시경 밭에 들어 섰다. 맘 한 구석에는 오직 작년과 같이 아들과 딸에게 내가 손수 농사 지은 강낭콩을 아들 딸에게 택배해 주려는 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속이 미식미식 하여 금방이라도 토할것 같아 그늘을 찾아 쉬면서 얼음물을 마시며 얼마간 쉬었더니 상태가 좀 좋아젔으나 다시 쓰러질까봐 겁이 나기에 작업을 그제서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흔히 나이가 숫자라고는 하지만, 이는 고된 인생을 달래는 달콤한 과장된 말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아내는 여러 해 전부터 이젠 나이도 나이니 만큼 터밭 조차도 농사를 짓지말자고 몇번이나 말렸으나 옛시절만을 생각하고 그까짓 더위 쯤은 그 까짓 일쯤은 하며 나이를 잊고 올해도 농사를 시작했다. 필연코 내년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농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 본다. 이제는 건강이 예 같이않은 적신호가 서서히 오고 있음에 고집을 버려야 겠다.

아이들에게 내 손으로 지은 곡물을 주려다 되려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됨을

이번 쓰러짐에 깨달았다. 이젠 아집을 버리고 의사의 당부를 꼭 들어야 되겠음을 생활철칙으로 삼았다. 특히 폭염주의보 및 폭염경보 등 기상 예보를 유심히 듣고 실천에 옮기기로 다짐에 다짐을 거듭 한다. 며칠전 강낭콩이 뭐라고 고온으로 혼이 났으니 앞으로는 호랑이보다 무서운게 폭염경보라는 것을 나부터 실천하면서 콧방귀 퀴지 말라고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널리 알리려 한다.

나도 온열환자 될줄을 몰랐다.


신청곡

다 잘될거야-구필



이건원. 강원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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