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반고등학교 특수학급에 근무하는 특수교사입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신입생 홍역 예방주사 접종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특수학급의 1학년 학생들도 주사를 맞으러 갔
습니다. 참고로 저희 학교는 고등학교이구, 따라서 저희 아
이들도 고등학생이랍니다. 그런데 한 녀석이 ''안 아파아
앙
안 아파아 앙~''하면서 눈주위가 시뻘겋게 되도록 울고 있
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일반아이들
이 아프다고 하면서 나와서 꽤 겁을 먹었던 모양예요. 그
아이는 자폐아이거든요. 항상 웃는 귀여운 아이. 그런데 그
아이가 우는 걸 처음 봤던지라 딴에는 심각한데 저는 귀여
워서 막 웃음이 나오는 거 있죠.
어쨌든 주사는 맞혀야 겠다 싶어 계속 달랬는데, 과자를
사 주겠다고 해도 통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선생님이랑
같이 맞자''했더니 조금 안심이 되었나봐요. 따라 들어오더
군요. 그런데 들어와서 다시 ''안 맞아, 주사 아파 앙~''하
면서
또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친구가 맞는 거 보
고 아픈지 안 아픈지 보자고 했죠. 그랬더니 앞친구가 맞는
모습을 주사 바늘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친구의 표정은 어
떤지 정말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그리곤 그 친구가 아
프지 않다고 하니까, 갑자기 팔을 팍 걷더라구요.
꾸욱~ 주사를 맞을 때는 가만히 있더니 맞고 나서 부터 계
속 ''아파~아파~''하면서 우는 거예요. 과자를 주었더니
또 과자를 씹으면서 ''나 주사맞았어, 나 주사맞았어''하면
서 우는거예요. 그래서 ''그래, 우리 ㅇㅇ이 장해.''하며
토닥거려
주었죠. 그 다음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주사맞은 곳을 보이
며 ''나 주사맞았어''하는 거예요. 너무 이쁘지 않아요?
정말 하루하루 아이들때문에 이런 일, 저런 일 너무 많지만
그래도 참 좋은 거 있죠. 제가 그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
다는 것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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