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방송에서 뜸했던 퀴즈 프로그램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생방송 퀴즈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은 MBC <퀴즈가 좋다>가 주말 저녁 프로그램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자, 이번 봄 개편에서는 KBS에서도 비슷한 포맷의 퀴즈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한때 MBC의 간판 프로그램중 하나였던 <장학퀴즈>는 EBS에서 다시 방송하고 있고,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도전, 골든벨>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 시청자에게도 인기가 높다.
사실 방송 퀴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방송에서 즐겨 제작하는 오락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일정액의 돈을 놓고 벌이는 승부가 다른 어떤 오락 장르보다 더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지식을 겨룬다는 점에서 ''돈놀이''라는 비난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퀴즈 프로그램의 효시는 미국 방송에서 찾을 수 있다. 50년대 중반 등장한 ''The $64,000 Questions''는 요즘 유행하는 방송 퀴즈의 모태가 되는 프로다. 참가자가 전문 분야를 택하고 질문에 대답하면, 문제가 거듭될수록 상금도 2배로 불어나고 나중에는 최고 64,000달러가 되는 식이다.이후 미국 각 방송에는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했다.
하지만 퀴즈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고 상금의 액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면서 문제점도 발생했다. 무엇보다 진행이 투명하지 않고 사전에 담합을 하는 등 부정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당시 퀴즈 프로의 연출자들은 모든 문제를 쉽게 맞추는 뛰어난 능력의 출연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시청자에게 아슬아슬한 경쟁의 재미를 주기 위해 일부 출연자에게 미리 답을 알려주는 대신 사전에 정답을 찾으려고 짐짓 고통스러운 표정을 드러내거나 시간 제한 직전에 답을 말하는 등 스릴을 높이는 기술을 연습시켰다.
결국 인기 퀴즈 프로그램 ''Twenty One''의 최종 결선에서 졌던 스탬펠이 59년 뉴욕 맨해튼의 지방검사에게 이 비리를 고소했고,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의회 의원들이 청문회를 열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우승해 스타가 된 컬럼비아대 영어강사 출신의 찰스 반 도렌은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다가 마침내 59년 11월 진상을 고백했다.
방송사 경영진은 이 사실을 부정했지만 이후 유사한 형식의 퀴즈 프로그램이 모두 사라졌고 ''텔레비전에서 지식과 지적 기능에 대한 진지한 경쟁에서 속이는 행위는 위법''이라고 명시한 규정이 미국 커뮤니케이션법 509조에 추가됐다.
미국 방송사에 ''퀴즈 스캔들''로 기록된 이 사건은 94년 영화화 됐는데, 바로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하고 랄프 파인즈가 반 도렌 역을 맡은 <퀴즈 쇼>이다.
[아는 것이 힘]퀴즈 프로그램은 이렇게 시작됐다
남형우
200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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