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주의
2001.05.16
조회 58

어머니께서 이 방송을 잘 들으셔서 보냅니다.
부모님께 반성하는 의미에서 몇자 적는거니깐 꼭 방송 됐으면 좋겠습니다
5月21日일 입대 날이거든요 17日 꼭 방송에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진짜 몇 일 밖에 안 남았습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삶이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과 나에 대한 관심이 그냥 묻어 둘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부모님의 고난과 힘겨움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방금 몇 분 동안이요....
이제껏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관심 속의 울타리를 넘어 갈려고만 발버둥을 쳤던 내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때 조금만 생각이 길어서 부모님을 헤아릴 수 만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제야 철이 드는 건지 내 자신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정신적 성숙함을 느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 글을 쓰면서 후회가 됩니다
부모님뿐만이 아니겠지요, 저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 나도 모르는 기억 저 편에 있는 사람들도...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은 웃긴 일이지만 이런 기분을 지금이나마 가질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내 앞의 또 다른 하나의 산을 넘기 전에 이전까지 넘은 산의 발자취가 깨끗하지 못한 것을 거울로 본 지금 이 순간
앞으로부터 넘을 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넘은 산으로 도로 갈 수는 없겠지요..갈 수만 있다면..
갈 수만 있다면 더러움 없이 다시 한번 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2년 2개월 동안 산을 넘는 동안 나를 깨우쳤으면 좋겠습니다다
단순히 오라니깐 가는 것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의 수양과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진짜.....................
그리고 트러블이 생기면 나의 잘못을 생각 못한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라고 방금 글을 읽으면서 더더욱 이런 느낌을 받았다

(오 해)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몸은 절 때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한 가지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 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좋게 받아들이고 아무 불만도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 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는 아시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빨리 불러와 좋은 음식 앞에서 먼저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얼마쯤은 들어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시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지금 이 글을 읽을 실 때에는 저는 아마부대로 입대를 했을 겁니다
뒤늦은 후회는 필요 없다고 하시지만 지금 하고있는 후회를 바탕으로 제대하고 나면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요 드릴께요
아버지, 어머니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키워주셔서 감사 드리고, 제가 다른 방향으로 갈 때마다 채찍질과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며 아마 울고 계시겠죠?
불과 100일 정도 후면 뵙겠지만 그 동안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지내세요
특히 건강 조심하세요!!!
저는 잘 다녀오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저도 이제는 다 컸거든요^^

홍경민의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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