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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죽 한그릇
하수기
2001.05.16
조회 53
7~8년전 대학을 다닐때 이야깁니다.
겨울방학이었습니다. 저는 인테리어를 전공하기 때문에 방학때는 디자인학원을 다녔는데, 학원 시간이 저녁시간과 겹쳐 학원앞에서 대충 때우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학원앞에 단팥죽을 파는 포장마차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단팥죽을 한그릇 달라고 해서 맛있게 먹었지요. 그런데 아주머니는 제가 그릇을 비우자마자 얼글 집들들고 가는 거였습니다.
저는 무지 속상했어요. 어서 자리를 비워줘야 다른 손님을 받으니까 그러나보다 생각했죠.
그런데 아주머니는 얼른 단팥죽을 한그릇 더 떠서 주시는 거였습니다. 어리둥절한 제게 아주머니는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학생이 너무 맛있게 먹어서 한그릇 더 준다"구요...
전 그때 깨달았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고 하더라고, 아직은 이런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구요,
한창 제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두렵다기 보다는 어떤 희망같은것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사람들이 많이많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이 계절이 지나도-차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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