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결의 입학을 축하해 주세요
이인화
2001.03.03
조회 20

희뿌연 날씨,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오늘, 새결이가 드디어 초등학교에 입학했답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인 죄로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도 못해서 이렇게 사연을 띄웁니다.

새결인 출생 후, 만 7살인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입원을 해서 온 가족의 가슴을 아프게 했지요. 태어나 20일이 되던 날, 갑작스런 신생아의 혼수상태와 절망적인 의사의 선고로 저는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해 푸석거리는 모습으로 응급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었지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끝없는 검사로 아이는 한없이 말라 갔습니다. 저도 옆에서 대신할 수 없는 고통에 거의 미쳐가고 있었고요. 오랜 검사 끝에 내린 병명은 난생 처음 듣는 희귀한 것이었기에 더더욱 절망하며 눈물로 보냈었지요. 다른 애들보다 약해서 감기로 인한 고열로도 입원을 했었고, 작년엔 두 차례나 폐렴과 천식으로 입원했었답니다. 이렇게 여러 차례 입원과 검사로 많이 힘들었을텐데도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저희를 위로하는 어린 아들을 보면 하늘이 내려 준 보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작년 늦가을 저를 끝없는 나락으로 몰아부쳤던 새결이 태어나 두 번째 겪은 혼수상태는 지금도 저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합니다. 그저 깨어나 준 게 고마을 따름인데, 거짓말처럼 정상으로 되돌아와 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너무나 힘겨운 7년을 살아낸 대견스런 아들의 입학에 참석하지 못한( 교사인 저는 수업을 해야 했기에 ) 엄마인 저는 온종일 지나온 7년을 회상하며, 마음 속으로 ` 사랑한다, 소중한 내 아들아! 그리고 건강하게 입학식에 참여한 네게 축하한다는 말을 몇 번이고 하고 싶단다.'' 되뇌었답니다.축하해 주세요.
긱스- 만월광풍 (滿月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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