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속으로 애청자 입니다
어제 밤 생각지도 못한 카톡이 울렸어요
결혼기념일 축하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모바일 쿠폰까지
순간 남편과 저는 당황스러웠어요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 딸이 옆방에서 보냈으니
저희 부부 서로 얼굴 보며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라며
당황스러웠지만 안도감이 들었던 밤이었어요
당황스러움과 안도감이라...
사실 32살된 우리 딸은 심한 사춘기를 겪으면서 저희와 많은 갈등이 있었어요 부모 교육도 받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객지에서 주말부부로 살다 보니 저희 욕심이 컸나봐요 기대에 못 미치는 딸의 태도와 행동에 간섭과 규제가 많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 딸의 외박과 가출은 끊이지 않았었구요 참 숨쉬고 버티기 힘든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 된 딸은 아직 우리와 서먹서먹
합니다 집에 오면 대화는 필요한 말 몇 가지뿐이고
요즘 생활이나 걱정거리등을 묻고 싶어도 곁을 주지 않고 방으로
향하고 그런 차가운 딸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맘은 아프지만 딸이 다가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어요
언젠가 맘이 편해지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모든 욕심도내려 놓고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우리 부부도 달라지려고 애쓰고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 집에도 이제 봄날은 올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저녁 같이 먹자고 시간 장소 정해서 말해 달라고 멋쩍게 얘기하는 하는 딸의 모습을 오랜만에 봤습니다
이제 우리도 맘고생 끝나고 행복이 오려나 봅니다
감동과 안도감 그리고 그 순간 딸이 왜 그리 고마운지요
33번째 맞는 결혼기념일은 너무 소중합니다 우리 세 식구 정말
오랜만에 밥상에 둘러 앉아 지나간 일은 추억으로 남기고
앞으로 맞을 선물같은 하루하루를 위해 제가 더 양보하고 이해하겠습니다
봄의 시계는 짧지만 우리의 맘속에 있는 봄날은 영원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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