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야기
최경숙
2001.03.01
조회 14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안녕 하세요? 저는 수원에 살고 있는 최경숙 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요? 축하할 일이 두 개나 생겨서 이렇게 사연을 띄웁니다.
3월이 되면 제 조카가 초등학생이 된답니다. 생일이 빨라서 7살에 초등학생이 되는거라 언니와 형부는 걱정이 되나봐요...
체구도 또래 아이보다 작아서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잘 어울릴수 있을까 또, 왕따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 저만아니래요.
그런데 제 조카 재희는요? 지금도 외할머니께서 사주신 예쁜 책가방을 매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학교갈 시늉을 한다고 하네요.
제가 보기엔 재희는 침착하고,야무저서 학교생활 아주 잘 할 것 같아요. 밤이면 자기전에 꼭 일기를 쓰고 잔대요....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 빼먹는 일도 없고 또 일기를 다 쓰고 나면 정리정돈 까지 잘한다던데.... 형부와 언니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카 재희가 입학하는 날인 3월 2일은 언니의 35번째 생일 이기도 해요.
언니는 꿈도 많고 재능도 많은 작가 지망생 이었는데 지금은 억척 스럽고 알뜰한 농부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농사 짓느라 손과 발이 거칠어 지고 그 곱던 얼굴이 햇빛에 그을려 기미가 생기고...
지금 제 나이가요 언니가 결혼할 때 나이가 되었네요.
그런데 전 언니처럼 시골에서 살며 시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으라면 그렇게 살진 못할거예요.
언니만큼 부지런 하지도 않으며 또 언니만큼 건강하지도 않으며 또 언니만큼 살 용기도 없구요...
생각해 보니, 언니는 힘겨운 일을 정말 억척스럽게 잘 견뎌내며 살아 왔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시부모님 모시면서 아이 셋을 낳고 농사일에 집안일에 하나도 소홀하지 않고 힘겨워 하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한 미소를 지으며 살아온 언니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대견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언니는 정말로 힘든 내색을 안해요...
우리 언니 정말 대단하죠? 저번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렸대요.... 다시 지으면 경제력으로도 손실이지만 이렇게 천재지변이 있을때면 정신적 손실이 더 크다고 하더군요....
이제 정말 봄입니다.
언니나 형부한테 바쁜 계절이 다가와요....
올한해 농사 잘 되길 기도해 주시구요? 언니네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

주영훈-태양은 가득히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