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학구 선생님 천상에서도
이경규
2001.02.27
조회 19
얼마전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지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이야기..
참으로 반가운 분위기에 취하여 그때 그모습,그 느낌으로 마치 다시 그 시절로 돌아 간것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친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우린 고개를 숙이고 바로 묵념에 들어갔지요... 바로 그말은...
"학구선생님 돌아가셨단다.(실명은 이 자 학 자 구 자 선샐님)
때는 제가 중3시절...(참고로 저는 지금 어엿한 대한의 대학생)...
우린 막 점심시간이 지난 5교시...그것도 가장 졸음이 오는 그 시간이 여간 행복했지요.. 그건 바로 학구 선생님...그 당시 사회를 가르치셨으며... 나이도 꽤 들어보이시는 축구선수 지단스타일의 대머리에 말투는
김대통령의 요상시럽고 그냥 바라만 보아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외모를 갖고 계시던 우리의 마지막 보루...학구선생님시간.... 거의 그 시간은 수업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이나 다름 없었죠.....
우리반은 단합이 잘 되는 반이었지요...5교시가 시작된후 얼마후 슬슬 몸이 간지러워 견디지 못하던 우리들은 뭔가를 원하고 있었지요...
그때 우리의 자존심...반장이 한 손을 높이 치들며 던진말,...
"선새임~~~~~화장실좀 갔다 올게요~~(학생버젼)"
그러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조용히 다녀와요~~(김대중 버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반 49명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가기위해 문쪽으로 모두가 모여들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그 전까지만 해도 화한번 내시지 않던...학구 선생님...
"이XX들 자리에 않 앉어요".....마치 화산이 폭발을 하는듯한 하지만 여전히 말투는 김대중 버젼인 학구 선생님의 말은 예전에 느끼지 못하던 우릴 앞도할 만큼의 공포서스팬스울트라하이초특급버라이어트로다가 우리에게 두려움이란 것을 안겨 주었지요.. 우린 갑자기 살벌해진 분위기 속에 조용히 자리로 가 앉았지요...
선생님은 갑자기 책을 집어 던지시며 교실 앞문을 열고, 복도 쪽을 조심스레 살펴 보시더니 다시 교탁쪽으로 의미신장하게 걸어 오셨지요.. 물론 한쪽 손에는 한상 가지고 다니시던 회초리.....우린 학구 선생님께서 한명씩 복도로 데리고 나가셔서 때리시려는 구나 하고... 두려움에 휩싸였지요..
한참동안 창문을 바라보시며, 정적을 깨며 내 던지신 그 한마디...
"줄~서서 조용히 다녀오록하세요"(이것도 김대중버전)
이 한마디에 우린 다 뒤집어 졌습니다.
그 때만 해도 어떻게 해서든 만만해보이는 선생님이면 기어올라 보려던 그 시절... 그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때의 선생님의 너그러우심을 저흰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못살게 굴어 넘 죄송 합니다. 인생에는 역시 추억란게..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학구선생님은 세상에 살아 계시진 않으 시지만, 저흰 죽어서도 선생님 못 잊을것 입니다. 선생님의 배려 잊지 않겠습니다.

전람회: 하늘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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