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살고간 우리아이..
김미경
2001.03.03
조회 25

해가 바뀐지 얼마되지도 않은거 같은데..벌써 3월이네요.
남쪽에선 벌써 새순이 돋는다고 하던데 곧 꽃을 피우겠죠.
봄이 오면 나무를 하나 심으려구해요. 저희동네에 있는 놀이터에..
겨우 한달살고간 제 딸을 위해서..

전 올 1월에 둘째 딸을 낳았습니다. 그아이의 몸무게는 1.8키로밖에 안되더군요..
그아인 낳은날로 저와 떨어져야했습니다. 전 동네 산부인과에..그아인 큰 병원으로..
두번의 수술을 견뎌내지 못한 제딸은 두번째 수술받던날 저녁부터 심장에 마비가 오기시작했습니다. 담당의사 선생님께선 1시간이상 심장맛사지를 했는데 가망이 없을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들어가보니 그 아이의 몸은 이미 파리해져 있었고 의사선생님께선 계속 심장을 눌러대고 있었습니다. 그만하라고..그만하고 그아이 편히 보내주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12시간이 지난뒤에야 우리 아가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이의 몸이 차갑더군요..하지만 제가 안아주면 곧 따뜻해질것 같았습니다.
첫번째 수술끝나고 퇴원해서 3일간 같이 있었어요. 다시 구토를 하면서 하루를 굶겼더니 먹으려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이리저리 돌리던 그 얼굴만 생각이 납니다.
재입원하는날부터 가는날까지 아무것도 못먹던거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거 같습니다.
아이 이름을 “해빈”이라구 지었었어요.. 해처럼 밝게 자라라는 한글이름으로..
그래서 출생신고도 했었는데 3일만에 가더군요..
전 그아이가 아플 때.. 힘들 때 아무것도 해줄수 없었던게 제일 미안해요. 자식을 4명이나 먼저보낸 저희 엄마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을것도 같구요.
저희 부부는 큰아이를 위해서 힘내기로 했습니다. 울고있는 엄마아빠 눈물닦아주느라 고생한 우리 다영이를 위해서 눈물도 참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아직도 전 두사람이 잠들고 나면 해빈이 생각에 눈물로 밤을 지새웁니다..

최재훈-처음 그 웃음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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