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초록색 머리 누가좀 말려주세요
김주영
2001.02.25
조회 19
우리 딸아이의 아빠이며 제게는 남편인 이 문제의 남자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우선 제 남편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자면여..
남편은 평소 평범하고는 거리가 먼,, 개성이 강한 사람이지여
그래서 군에도 해병대를 지원했으나, 색깔구분이 명확치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3년의 육군병장으로 제대하고, 디자인전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으나 거기서 또한 색깔의 한계를 극복치 못하여 중도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무슨얘기나구요?
남편은 색맹은 아닌데. 흰색과 분홍색 노랑색과 연두색등..조금 애매모호한 색깔이 다른사람이 보는 색깔이랑 다르게 보이는 색약이랍니다.
분홍색을 흰색에 때묻은걸로 얘기하고 겨자색을 연두색으로 박박우기는 일들이
다반사지요
허나 이번일만큼은 제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황당하고 기막힌지라...
며칠뒤면 아이의 돌 기념 사진촬영도 해야하고 명절을 앞두고 해서 남편은 머리좀 해야겠다며 미용실을 갔지요
평소같으면 제가 아이와 함께 동행했을 터인데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춥다며 집에 있으라고 자기가 이쁘게 하고 온다며 만원짜리 몇장에 불안한지 카드까지 꼭꼭 챙겨서는 집을 나섰지요
평소 남편은 저만큼이나 미용실가는걸 좋아했습니다.
꽤나 머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 머리염색하지 않으면, 파마를 해야했고, 그렇게라도 하지않음 다듬기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거든여
두시간이 넘어 세시간이 다되어도 남편은 연락도 없고 오질 않는거예요
저는 잔뜩 남편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고는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리더군여
저는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문틈사이로 내다보니.....
정말 이게 웬일입니까
남편의 머리가 완전히 밝은 초록색깔로 바뀐겁니다.
라이타 초록색이라고 하면 상상이 가십니까??
짧은 머리도 아니고 장발에 초록색이라니....
세상에나 어디 만화에서나 볼수있는 머리스타일을 해가지고는 당당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오면서 한다는 소리가 생각보다 싸게주고 해서 기분이 좋다나...
많이 나올줄알고 카드까지 챙겨갔는데 5만원밖에 안나왔다는둥..
제가 어떻게 그런 머리색을 할생각을 다했냐고 했더니....
tv에서 김00라는 탈랜트가 했는데 너무 개성있어 보였다나여
그 김00라는 탈랜트의 머리색은 밝은빛이 나는 회색의 머리였는데...
저는 며칠뒤 돌기념 사진도 걱정되지만 앞으로 다가올 명절이 더더욱 걱정스러워 머리속이 복잡해지더라구요
그런데도 남편은 제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화장대 거울 앞에 앉에서 ..... 이런 머리색깔이 잘 어울리는 사람은 드물꺼라는둥 자연스럽고 멋있다는둥 아주 흐뭇한듯한 표정으로 궁시렁 궁시렁.....
정말 어찌해야 할지.....
저는여 남편에게 "사진이야 나중에 초록색 가발쓰고 찍었다고 하면 되지만 명절은 어떻게 할꺼야!!!"
그렇게 소리지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웃음이나와서......
머리감으면 염색한 물이 많이 빠져서 더 자연스럽다며 걱정하지 말라더군여
그래서 머리감을때 많이 많이 행구라고 그랬더니 돈주고 애써 머리했는데 왜 염색물을 빼라는지 알수가 없다며 투덜투덜.....누가 우리 남편좀 말려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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