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제 모교 교무실에 구전되는 이야기가 있어,그때 저희를 가르치신 선생님들께 사죄하는 마음과 반성의 뜻으로 이글을 쓰려고 합니다.
때는 10여년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때---------
고 삼의 생활이란 집에서 학교를 다닌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지내다가 집에 잠깐 다니러 가는게 아주 평범한 생활이였으니,하교시간 담임선생님께 하는 인사가
"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였다는 거 아닙니까.그러니 친구들은 웃음도 없고
여유도 없고 지칠데로 지쳐있었느데....그러던 어느날 ,그 문제의 어느날,모두 1교시 수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누군가 그러더군요.
"야....우리 출석부 안에 편지 넣어두자" 그말에 교실은 웅성거렸고,
"무슨편지" "그걸 어쩌자고"
그렇게 해서 단 10분만에 50여명의 의견을 모아 편지를 완성했는데,지금 생각 하니 대충 이런 내용이였던것 같습니다.
"ooo선생님께
선생님 저는 평소 선생님을 존경해왔습니다.요즘 성적도 많이 떨어지고 집에도 문제가 많아 죽고만 싶습니다.선생님이시라면 제 고민을 들어 주시리라 생각되어 이렇게 편지를 드리니 만약 허락하신다면 아이들 모르게 v자를 그려주세요.그러면 수업이 끝난후 등나무 벤취에서 뵙겠습니다"
수업시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놀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완성한 50여명의 공범들은 절대 웃으면 안 된다는 약속을 서로에게 하고 드디어 1교시 지리시간을 맞이했습니다.
1교시 지리시간
지리선생님 앞문을 열고 두벅두벅 걸어서 우리모두에게 경례를 받으시고 드디어
출석부를 펴시는데,
우리는 보았습니다.흠-짓 놀라며 당황해 하시고는 ,하나도 안 놀란 것처럼 하시는 지리 선생님을요.그러나,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니,선생님의 행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요. 그다음 우리 지리선생님 놀랍게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음...다 등교헀지?그래..오늘은 말이야.예전에 다 배웠지만 다시 한 번 복습하는 기분으로 v자 계곡에 대해 짚고 넘어 가겠다.자 ..다 알더라도 다시한번....."
그때 몇몇 학생들이 키득거렸으나 다행히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른채.분필이 부서지도록
"v자 계곡은 말이야" ''v자 계곡에서는 말이야"를 오치시며,선생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아! 하늘보다 높은 스승의 사랑...누가 말했던가요.사랑은 계속해서 확인해 보고 싶은 거라고.우린느 지리선생님의 사랑에 이어 수학선생님의 사랑도 확인해 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습니다.
2교시 수학시간
도무지 수학선생님은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v자 표시를 해주지 않으셔서 우리의 애간장을 태우시더니 수업마치기 몇분전,구지 칠판 위쪽 까지 지우시지 않아도 되는데(주번이 지우니까)펄쩍펄쩍 뛰시며 열심히 칠판을 지우시는데..
제 짝이 그러데요"선생님 뒷주머니 봐봐" 그렇습니다.수학선생님 왼손을 뒷주머니에 넣으시고는 둘째와 셋째 손가락을 빼서 역v자를 그리고 계셨던 겁니다.수학선생님 아셨을까요? 그때 우리가 수학책 세워 놓고 책 안에서 웃었던걸요.
남학교에서만 가르치시다 여학교는 처음오신 국어 선생님은 당당하게 v자를 내밀어 우리를 당황시켰고,평소 야간자율학습까지 남아서우리들과 함께하신 영어 선생님은 문득 v자로 시작되는 영어단어가 그다지 많지 않으니 중요한 것만 적어놓으라고 하시며 칠판에 온통 v자를 써놓으셨습니다.
오전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뒤 우리 공범들은 "선생님들꼐서 진짜 등나무 벤취로 나가시면 어쩔꺼냐." "그럼 누가 나가느냐." "아니다 재밌는데 오후 수업도 계속하자" 등등의 의견이 분분헀으나....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것도 모른체 5교시 수업시간에도 오전시간처럼을 외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5교시 사회시간
약갼은 깐깐한 여 선생님 이셨는데...출석부를 펴자마자 이러시더군요
"야 니네반 교무실에 수문 다났데이.누가 이런장난하노. 선생님을 놀리고 말이야.단체 책상위에 올라가서 무릎꿇고 손 올려"
그날 잠깐동안의 벌로 우리는 용서가 되었고,나중에 알아본 결과 그 당당하게 v자를 그리신 국어선생님께서 교무실에서 옆자리선생님께 편지애기를 은근히 하셨는데 그 옆자리 선생님이 수학 선생님이셨으니.....뒷 이야기는 말씀안드려도 짐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금도 영어 선생님께는 정말 죄송한 일인데요,우리 영어선생님 교무실에서 들통난걸 못 들으시고,그날 수업 마친후 등나무 벤취에서 1시간이 넘도록 그 무제의 학생을 기다리셨건겁니다.그 걸 전해들은 우리는 아무튼 누구 한명을 벤취로 보내야 한다고는 합의를 봤으나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아 끝내 영어선생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야 했어요.
10년전 저희를 가르치신 선생님!!! 건강하시죠? 지금도 어느 학교에서 말썽많은 저희 같은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그떄의 친구들도 그리워 지네요]
네 안의 자유-임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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