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춘애선생님 안녕하세요.
저희 아버지는 사촌등 형제분이 많으셔서
조카가 무지 많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기도 힙듭니다.
그래서 아버지 생신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모두 모여 친척끼리의 우애를 다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전번 아버지 생신에 조카들이 모두 모였는데
한창 자라는 시기라 다 커버린 조카들이 아주 낯설고 서먹하게 느껴졌습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는 조카에게
내가 누군지아니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몰라요" 하는게 아닙니까.
너무 당황했습니다. 그것도 아무 미안한 감정도 없이...
너무 슬펐습니다.
조카들이 돌아간뒤에 곰곰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떻게하면 조카들에게 날 기억시킬것인가?
그래서 내린 결론이 교복을 사주는 것이 었습니다.
교복은 학년동안 계속 입고 다니는 것이고
그 교복에 제이름을 새겨 넣으면 언제나 교복을 입을때면 제 이름을 보고 기억할게 될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더군요
교복 안주머니 조카 이름 밑에 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삼촌 백두산이라고...
그러면 힘들게 사는 형들의 가게에도 보탬이되어
일석 삼조가 될것같았습니다.
그리하여 그해에 학교에 들어가는 조카에게 교복을 사주었습니다.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형수한테 조카가 백두산 삼촌 잘있어하고 종종 물어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반아이들이 이 글귀를 보고는
"야 너희 백두산 삼촌한테 백두산호랑이 좀 잡아달라해라"
하며 떠든답니다.
이런 이야기 듣고 기분이 매우 흐뭇했습니다.
저는 이런 감동을 만끽하며
올해는 새로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는 없나 하고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나 자신 소원했던 친척간의 대소사에 관심을 갖게되어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부닥쳣을때 도움을 받게도 된 기쁨을 맛보게 됐습니다.
친척끼리의 유대를 통해 사회생활에서 올바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치를 배울 수 있다는 교훈도 얻고요.
자기중심적이고 페쇄적이긴 쉬운 컴퓨터 세대에게 친척행사란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웃의 아픔에 동참할줄아는 미덕과 지혜를 가르쳐주는 이상적인 우리의 아름다운 풍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아무튼 지금 제 별호가 새겨진 교복을 입고 조카가 학창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웬지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제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고 있으니 사회에 필요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아무튼 조카에게 교복 사주는 이조그만 행사는 그 파급 효과 때문에 제 생활에 활력을 주는 행복한 연중 봄행사가 되었습니다.
끝으로 봄에 황선생님이 서오능에가서 쑥 캐보고 싶다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 봄에는 사모님하고 서오능가셔서 쑥도 캐시고 국가에서 지정한 산책로길도 걸어보시고 봄나들이 해보세요.
두서없는 제 이야기 읽어주셔셔 감사하고 늘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이치현의 그리움이 눈감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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