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등록금 고지서가 집에 배달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엄마는 혹시나 ''우리 딸이 장학금을 받지나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것 같았지만 워낙에 공부를 안했던 탓에 전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고지서를 보고 난 엄마는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이라도 받았으면 좀 좋니? 이모를 좀봐라! 그 나이에 4년내내 장학금 받고 학교 다니잖아, 이모 보기 부끄럽지도 않니?"
엄마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학과 적성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공부를 등한시 한 것이 사실이었고, 또 우리 이모처럼 공부를 즐거운 마음으로 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우리 이모와 저는 같은 학교에 다닌답니다. 하지만 이모는 두 번째 대학생활이고, 저는 이제야 신입생 티를 벗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지요.
우리 이모는 대학만 다니는데 10년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198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고, 그 뒤 대학원에도 다녔답니다. 그런데 1995년에 자동차 사고가 나는 바람에 객지 생활을 접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몸조리도 힘들었을텐데 그 해 말에 다시 수능시험을 보고 96학번으로 다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기에 열두살 열 세 살 동생들이랑 학교에 다니는 것이 챙피하지도 않냐고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했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모의 어렸을 적 꿈이었던 선생님이었대요.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 십년 세월을 돌아온 것은 아니었는가 싶다며 잠시 접
어두었던 희망을 이룰 수 있어 좋다며 열심히 학교를 다녔습니다. 심지어는 1년 동안 학교를 휴학도 하고 어학연수도 다녀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이모의 억척스러운 대학 생활도 2월이면 끝이 나네요. 비록 이모 때문에 공부 못하는 내가 비교당하는 것이 싫긴 했지만 그래도 이모의 노력과 정열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우리 이모 이만하면 자랑할 만 하지요?
미스미스터의 내가 찾고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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