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우리 아부지..
김정은
2001.02.22
조회 25
아침 7시가 되어서야 하루를 시작하는 저는 그시간에도 일어나는게 힘이 들어 회사가 좀더 가까운 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곤해요.그런데
오늘은 7시까지 출근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새벽 5시에 눈을 떠야만 했습니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허리에 파스를 부치시고, 지금은 20살이 된 우리집 막둥이가 중학교때 메고 다녔던 낡은 책가방을 메시고는 조용히 어둠속을 걸어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전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사업을 하시다가 사기를 당하셔서 3년전부터 아버지는 일용직 근로자(노가대 라고 하나요??)일을 하고 계세요. 그래서 새벽에 나가지 않으시면 일이 없어서 그날은 쉬어야만 해요.
올겨울이 유난히 추웠고 눈도 많이 내리고, 또 요즘 힘든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일용직 근로자들이 넘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서 요 몇달동안 집에서 쉬셨던 것이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우리 5형제 보기 미안하셨던지 날이 조금 풀리자 마자 일을 나가고 계세요. 작년 가을에 일하시다가 다치신 허리를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아직도 많이 아프실텐데 7식구의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아버지는 오늘도 그렇게 쓸쓸한 걸음으로 일을 나가셨답니다.
당장 나부터도 학교 다니면서 돈버는게 힘이 들어 단한번도 아버지께서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오늘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나니, 7시에 일어나는걸 힘들어 하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지 못하는 처지를 한탄했던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네요.
오늘 아침에 본 아버지의 뒷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려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때되면 밥먹고 차마시며 라디오를 듣고 있는것이 아버지한테 너무나 미안한 날이네요.
요즘 힘든 아버님들 너무나 많으시잖아요. 딸들의 사랑이 그 어느때보다도 큰 힘이 되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세상의 모든 딸님들!!! 오늘 저녁 퇴근길에는 아버지에게 드릴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사는건 어떨까요?? 아마도 내일 아침 출근길 아버지의 뒷모습이 오늘과는 달리 힘이 넘쳐 보일거 같은데..
변춘애씨!! 지금 이시간에도 벽돌을 나르고 계실 우리 아버지에게 이 막내딸이 아주 많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힘내시라고좀 전해 주세요!!!

p.s : 아버지께서 돈 아끼신다고 허리를 다치시고 나서 무료로 치료해주는 곳(원적외선 치료실인가 하는곳 있죠? 요즘 많던데...)에서만 치료를 받으셨어요. 우리 아부지 옥매트 깔고 주무시면 무지 좋아히실텐데.. 금희언니!! 우리 아부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워 주신 다면 정말정말 감사드릴게요!!!
"저 이방송 너무 좋아서 매일 듣거든요. 지겹게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좋은 프로 같아요. 너무 수고들 많이 하시는거 같아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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