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울림, 메아리
진수우
2001.02.21
조회 20
지난 여름 정말 더웠습니다.
열심히 땀흘리며 일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힘들어도 너스레 웃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여, 저도 몰래 그사람 주위를 서성거렸습니다.
처음엔 친구처럼, 그렇게
어느 술자리에서 우린 처음으로 서로의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사람의 어려움과, 나의 어려움, 우린 즐겁던 예전의 얘기들도 하면서 가까워 졌습니다.
그렇게 땀흐르는 계절이 지나가고, 짧은 소매대신 긴소매를 입게 되었을때, 우린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추석이 지나고, 우리는 서로에게 기댈수 있는 사람이 되었죠.
가을 동안, 그의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일자리를 잃었고,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물질적으로 도울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그 사람에게 위로와 힘이 될수 있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그는 떠나버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면서,
너무 벅찼습니다.
내가 바란것은 그런 모습을 보는 게 아니었는데,
지금 당장에 내세울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난 그 사람을 믿었는데,
그게 그에겐 짐이 되었나 봅니다.
아직도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사람 전화를 한번 받지도 않아요,
그저 음성사서함에 돌아오지도 않을 내 마음만을 남길 뿐입니다.
이런 혼잣말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만큼 자신을 가두진 않길 바랄뿐이예요.

그사람 혹시 내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전해주세요.
단지 너에게 휴식같은 그런 친구가, 되고싶다고.

그리고 많이 사랑한다고, 다시 예전처럼 땀흘리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고.
그리고 보고싶다고.
울지 않고 기다려보겠다고.


신청곡 틀어주실래요.

HOT의 하나라는 아름다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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