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쟁이
손경아
2001.02.21
조회 19
안녕하세요? 저는 음... 결혼한지 이제 3개월된 신혼에 푸욱 빠진 여인네랍니다.
원래 제 성격이 무지하게 터프하고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연결시키는걸 좋아하지요...
허나 뭐 꼭 중매쟁이라고 하면 뭐 그냥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전 말이죠..
다른사람도 아닌 제 친언니와 제 어머니를 결혼시켰다 이거죠...
남들이 들으면 처음엔 에이~ 하고 안 믿다가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정말 대단하다고들 하죠...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얘기인 즉은 제가 잠시 백조로 있으면서 방탕한 생활에 젖어들 무렵 저의 묻어나는 방랑기를 어떻게 주체를 할수가 없더군요. 해서 인터넷을 디지고 디져서 인터넷 여행동호회에 가입을 했습니다. 뭐 가입한 이유야 저의 방랑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했던거지만 본의 아니게 정말로 본의 아니게 그 여행동호회의 시샵(대장)과 제가 글씨 눈이 맞아 지금의 저의 신랑이 되었지요... 말하자면 길고 긴 시련이 있지만 오늘의 주제는 제가 아니랍니다.
저의 언니가 99년도 당시 28살이었을때죠... 정말 이쁘게 생겼구요. 첫째딸이라 그런지 정말 살림 밑천이었습니다. 헌데 저희언니는 눈이 너무 높다못해 뒤로 넘어가 버린겁니다. 옆에서 아무리 얘기하고 소개를 시켜줘도 그 웬수가 남자를 남자고 봐야 말이죠... 해서 그때는 제가 목화 열애중이라 지금의 남편과 짰습니다. 우리가 결혼하려면 언니를 보내야된다. 왜냐? 언니는 제가 언니보다 먼저 가는꼴은 정말 못본다고 했으니까요... 해서 저희 여행동호회에서 오빠를 한명 골랐지요.. 등지좋고 돈도 좀 모아놓고 사회적으로나 인간성으로나 괜찮은 사람으로 말이죠.
헌데 처음에 얘기하니까 거들떠도 안보데요.. 둘다.. 그래서 3번쯤 얘기한 끝에 결국에 만났는데 그날따라 제가 좀 늦었어요... 세상이 그 늦은사이를 틈타서 언제봤다고 그세 친해져서.. 급기야는 저희집 앞에 호프집이 있는데 날마다 도장을 찍더라구요.. 그러더니 저희가 소개시켜준날 이후로 결혼해서 신혼여행까지 4개월도 채 안걸렸다는거 아닙니까?
또, 저희 엄마는요 제가 11월에 결혼을 하면서 제가10살때 아빠를 여의고 지금껏 저희를 돌보며 한평생 그렇게 살아오신 분인데 도저히 혼자 계시게 못하겠더라구요... 지금은 제 작은 형부가 되어버린 같은사무실을 김모씨의 장인어른을 소개시켜드리기로 했죠.. 물론 그날은 저와 제신랑, 그리고 김모씨와 그의 처, 그리고 두분이 만났습니다...
두 분은요... 저희가 결혼하고 나서 1월에 재혼을 하셨습니다. 결정적인 요인은 제가 결혼하고 며칠지나지 않아 엄마가 갑자기 담석이 생기신 거얘요... 저희집은 이제 시흥이고 엄마는 혼자 인천에 사시는데... 그날 혼자 응급실에 가셨는데 마침 아버님이 전화를 하시고는 회사도 결근하시고 하루종일 엄마옆에 계신거예요...
그리곤 갑자기 친해지시더니 어느날 재혼하신다고 제 짐을 다 가져가라데요...
나참, 지금은 엄마가 저희보다 더 신혼이세요.. 뭐가 그리 재밌으신지 항상 웃음이 얼굴에 남아있고 지금은 그렇게 잘 계시니 정말 무엇보다고 좋고 저도 행복하지만 1년새에 이모든일들이 이뤄졌다면 믿으실래요?
언니는 2000년 1월16일 결혼, 저는 11월25일결혼, 엄마는 2001년 1월14일 결혼..
우와... 너무 많은 일이 갑자기 일어나서 첨엔 그것들에 적응하기도 힘들었죠...
전 이제 한명만 더 중매하면 천당간데요.... 헤헤... 부러우시죠...
변춘애씨도 다른분들을 서로 만나게 해줘봐야겠다 하신적 있지 않으세요?
한번 해보세요... 생기는것도 많답니다....

감사합니다.

신승훈-순간을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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