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2002년 세계동굴엑스포가 개최되는 세계적인 동굴도시 삼척의 지수엄마라고만 밝히겠습니다.
삼척하면 "무연탄"이라고 아시겠지만 사실은 "맑고 푸른 바다 천혜의 무공해 인심 그 자체입니다.
저희 남편 역시 이런 곳에 어울리게 인심좋고 털털하게 생겨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 가면 미인형인 저를 제켜놓고 단연 인기 1위 랍니다.
제가 좋은 말을 하면 남편의 칭찬"
남편이 나쁜 말을하면 제 욕이 된답니다.
이쯤이면 남편의 인상을 짐작하시겠지요.
이렇게 마음 좋은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운전면허증을 딴 96년 5월이었습니다.
추석에는 꼭 제가 운전해서 친정에 가겠노라고 어머니께 말씀드렸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운전석에 올랐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도로에서 두세바퀴 돌고 운전해서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엉엉 우는게 아니겠어요.
왜냐구요.
"엄마, 우리는 죽기 싫어요''
아이들도 초보가 무서운걸 알았나 봐요.
그것이 운전석과의 첫번째 이별이었어요
세월은 흘러 200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가을.
마음 좋은 남편이 운전을 다시 가르쳐 준다고 하더군요
''운전 못하면 미개인이야''
그말에 나는 ''맞아 원시인이야'' 하면서
주위의 아줌마들은''남편한테 운전은 못배워 ''
''일찌감치 학원에 가''
하지만 저는 마음좋은 남편을 의심치 않았읍니다.
운전 연습 첫째날.
운전면허증을 차에 꽂고 한적한 길로 향했죠.
다음에 올때는 멋지게 운전하는 내 모습을 그려보면서.
잠시 설명을 듣고 천천히 출발하는데 ''정지'' 하더군요
기어를 넣는 것이 서툴다면서
1단부터 5단까지 기어넣기 20번 실시.
그것도 말로 1단 2단 3단.........하면서 말이죠.
같이 사는 남편앞이지만 창피하더라구요.
상상해 보세요,초등학생이 구구단 외는 것도 아니구
또다시 출발을 하는데 남편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큰 소리로 ''정지'' 하더군요.
이번엔 핸들 돌리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면서,
핸들돌리기 50번을 하라더군요.
왼손으로 밀고 오른손으로 당기고를 복창하면서.
진짜 열받고 요즘말로 뚜껑이 열리더라고요.
하지만 배우는 것이 뭐가 부끄러운 일이냐.
마음속에 "참을 인"자를 새기며 자존심을 팍팍 죽였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는 썰렁,냉랭,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참았던 울분이 터지면서 큰소리로
" 야 니한테 운전 다신 안배워
처음부터 잘하면 왜 배우냐."
왕초보들의 영웅담을 들으면"그냥 끌고 나가" 라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요.
기어 20번, 핸들 50번 하면서 탄탄하게 운전 연습 한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것 같네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우습기도하고 운전은 생명과 직결 된다면서꼼꼼하게 가르쳐 주던 남편이 고맙기도 하네요.
안녕히 계세요.
장농 면허의 서글픈 고백............
그런 내가 될게-구본승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