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사랑 잊지 않을께요~
장미연
2001.02.19
조회 42

여느때의 봄이라면 신나는 여행을 계획해 볼만도 하지만 올해의 봄은 가슴 한구석에서부터 저려오는 아픔을 감출수가 없답니다..

작년 이맘때쯤, 막내딸인 저를 어렸을때부터 제일 이뻐해주시던 친정아버지께서 친정어머니와 저희들을 남겨둔채 하늘나라로 훌적 떠나버리셨답니다.

너무 갑자기 생긴일이라서 아버지가 이세상에 계시지 않다는 것을 다들 실감하지 못하며 살아온지 벌써 일년이 되어간답니다.

제일로 예뻐하시던 막내딸이 낳은 손녀를 품에 안고서는 하염없이 바라보시고 “하” 웃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답니다.

아직 철없던 엄마인 저는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로 친정에 예림이를 맡기게 되었답니다. 태어날때 미숙아로 태어나서인지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만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가족끼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아버지께서는 예림이에게 큼직한 밥풀을 입에 넣어주시려고 하셨답니다..
안그래도 예림이에 대해서 예민하던 저는 아버지께 “아빠! 아직 밥은 주지 마세요.
넘기지도 못하는데 삼키지 못해서 큰일나면 어떻해요”하며 불만스러운듯 말을 했답니다..
“아니다. 먹어도 괜찮아. 전에도 먹었는걸~”하시는 아빠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예림이는 밥풀이 잘 넘어가지 않았는지 쾍쾍 거렸답니다.
“아빠! 그것봐요. 어떻하지”하며 예림이를 안아서 등을 토닥이고 있는 저에게 “미안하다..”하시며 살며시 자리를 일어나시던 아버지~

가끔 어머니께서 장을 보러 시장에라도 가실때면 손수 분유도 타주시고, 냄새나는 기저귀도 마다 않고 가라주시고, 포대기로 엎어서 우는 아이를 달래주시던 아버지~

퇴근하시고 집에 오셔서 옹알이하는 예림이를 들여다 보며 “할아버지~ 할머니~”하시며 손수 작사작곡을 하신 노래를 들려주시며 “깔깔깔~” 웃다가도 너무 많이 웃으면 예림이 배가 아플까봐서 10분 쉬었다가 다시 놀아주신다며 가만히 쳐다보고만 계시던 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보며 장난이라도 치듯 “깔깔깔~” 웃으며 놀자고 옹알이를 하는 예림이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답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신뒤, 아버지의 친한 친구분께서 저에게 오셔서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아버지는 퇴근하고 집에 가서 예림이랑 놀아주는게 제일 큰 즐거움이라고 하시더구나. 항상 사진을 가지고 다니면서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친구중에 예림이 모르면 간첩이란다. 하늘나라에서도 예림이를 보고 싶어서 어찌 견딜런지..”

전 그말을 듣는 순간 두눈에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답니다. 부모님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난날의 저의 행동의 무지 후회가 되었지만 이세상에 안계신 아버지께 제맘을 전할 아무런 방법도 없었지요.

이 봄…전 아버지께 꼭 한말씀 드리고 싶네요. “아빠! 저의 철없던 행동들 다 용서해주세요..
제가 예림이 때문에 아파하는 것보다도 더 아빤 절위해 아파하셨을텐데 그땐 그걸 몰랐어요.
아빠가 안계시뒤 뒤늦게 깨달았지만 저 아빠의 사랑 잊지 않을께요..아빠~ 사랑해요~”

[아빠가 사랑하시던 예쁜손녀 예림이의 사진이랍니다..
하늘나라에서라도 보셨으면...]



이택림-내 마지막연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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