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였답니다.
그때 우리 동네로 이사온 저보다 1살 많은 6학년 오빠를 좋아했어요.
너무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그 오빠한테 말한번 못걸어 봤는데 졸업식 날이 다가오더군요.
저는 용기를 내어 자물쇠가 달린 예쁜 일기장을 그 오빠 졸업 선물로 마련했답니다.
물론 정성껏 쓴 카드 한장과 말이죠...
그런데 전 결국 그 선물을 전달하지 못하고 그 오빠 옆에 서성이다가 방망이질하는 가슴을 누르며 얼굴이 빨개져서 돌아서 왔죠.
그 뒤 그오빠네는 우리 동네에서 이사 가 버리고 저는 그 일이 못내 섭섭해 혼자 참 많이 울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수줍음 많던 한 소녀의 첫사랑은 상대에게 말한마디 붙이지 못하고 제 풀에 꺽여 세월이 흘렀답니다.
그때 준비했던 일기장은 제 서랍속에 추억으로 고이 간직한 채.....
때때로 그 일기장을 보며 초등학교 시절 순진했던 제 마음을 떠올리며 미소 짓곤 했죠.
그리고 그 오빠가 지금쯤 어떻게 변해 있을까 생각하며 상상해 보기도 했죠.
그런데 뜻밖에도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 찾는 싸이트에서 그 오빠를 만났답니다.
그리고 몇몇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도 만날수 있었는데...그 친구 말에 의하면 벌써 두어번의 만남도 가졌다더군요.
그리고 그 오빠가 아직 미혼이란 말도 들었답니다.
십수년이 흐른 뒤지만 그 말을 들으니 참 반갑기도 하고 설레드군요.
그리고 며칠전엔 그 모임에서 제가 그토록 그려왔던 그 오빠를 만났답니다.
그때도 씩씩하게 잘 생겼었는데 어른이 되니 더 멋진 바른생활 청년이 되어 있더군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 오빠를 보는 순간 초등학교 시절 아름다운 첫사랑이 몽실몽실 피어 오르려 하더군요.
올 봄에는 어쩜 저에게도 멋진 사랑이 찾아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You''re My Life-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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