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
이규월
2001.02.17
조회 25
자동차가 필수품, 아니 천덕꾸러기처럼 흔해져버린 요즘, 그런 만큼 자동차와 관련된 안전사고는 갈수록 늘어만 가는 추세인데 잘 쓰면 유용한 물건이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 문명의 이기를 필자가 겪었던 실화를 통하여 세계만방에 경각심을 주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으로 이 글을 씁니다.
때는 바야흐로 10년전 나는 모 제약회사의 최고위층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운짱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그날도 사장님을 산업현장으로 출근시킨 후 나는 회사가 나를 믿고 맡겨준 본연의 임무인 세차를 열심히 하고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너훈아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때론 흥얼거리며 정말 파리가 낙상할 정도로 광을 내고는 마무리정리를 위해 트렁크를 여는 순간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내내 가만히 서있던 차가 나에게서 조금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어라! 어제 먹은 술이 덜깼나? 생각하며 다시 정신을 차리고 트렁크를 정리하는데 이번에 조금 더 차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이내 내 몸은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었고 순간 어떤 놈이 차안에서 장난을 치는구나 하는 생각에 트렁크를 쾅 닫는 순간, 오, 마이카는 혼자서 주차장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야! 니가 뭐 킷트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야 거기서! 서란 말이야) 소리치며 무엇이든 잡아야 한다는 일념에 차 뒤에 달린 카폰 안테나를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안타깝게 붙잡고 매달렸죠. 그러나 허탈하게도 내 손에 안테나만을 남겨둔체 마이카는 (울지마-아 울긴 왜 울어)를 외치며 떠나갔습니다. 당시 주차장은 4차선 도로변에 경사로를 올라가서 평지에 있었는데 그 평지가 약간에 경사가 있었던 거지요.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저의 전적인 실수로 4차선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막을 마이카, 그로 인해 벌어질 끔직한 상황들이 나의 머리를 쥐어흔들고 있을 때, 많이 듣던 목소리가 (으악)하는 외마디 비명으로 먼저 충격을 던져 주더군요. 점심식사를 위해 지나가던 회사 최고위층의 소리였습니다. 다행히 최고위층은 놀라운 순발력으로 다이빙, 위기를 모면했고 잠시 후 들려오는 (쿵)소리에 나는 벌떡 일어나 환호를 외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주차장 앞에 삐딱하게 세워놓은 직원의 차에 충돌해 멈춰 섰던 것이었습니다. 만일 4차선을 덮쳤었더라면, 으-- 생각하기도 싫은, 그 일이 있은 후 시말서 쓰고 다시금 차량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던 중,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으니, 회사 일로 혼자 남부순환로를 지나가던 중 갑자기 소변이 급하여 마침 길가에 공중화장실을 다녀오는데 멀리서 보니 젊은 청년 둘이 내 차 보닛에 엎드려 엉겨 있더군요. 순간 머리에 찬바람이 부는데 (이 녀석들이 남의 차 앞에서 뭐하는거야.) 소리치며 달려가는데 그쪽에서 힘쓰며 하는 말 (아저씨 차가 굴러가요 빨리..) 화장실 급한 생각에 그만 주차 브레이크를 또 깜빡했던 거지요. 만약 그 청년들이 아니었더라면 그 날밤 뉴스에 제가 나왔었을 지도 모르지요. 지금 생각해도 잊을 수 없는 그 청년들은 고마운 은인들이지요. 저요 그 이후론 자동차와 관련한 실수, 안 합니다.
여러분들도 늘 조심하세요.
줄리엣-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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