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 한 살 되는 영희라고 하는데요....
요즘 하루하루를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날을 보내지 못해 정말 속상하기만 합니다.
실은 이렇게 된 것은 다 제 탓이었거든요..
전 집이 전북 남원입니다. 아실련지.... 춘향고을이라고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으로 유명해서 해마다 춘향제라는 행사를 하는 곳 말이에요.
전 거기서 살다가 대학교로 인해 광주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광주에는 몇 년전 서울에서 이사 온 외갓집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학교도 편히 다닐 겸 외갓집에서 대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피를 나눈 내 형제의 집이지만 저는 그 때까지도 저만 아는 철부지없는 아이같기만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어디를 가던지 자신의 일인냥 뭐든지 성실하게 해라.." 라고..
그런데 저는 어렸을 적부터 외갓집이란 존재에 대해서 너무 편하게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내 집 마냥 철부지없는 티를 내기만 했습니다.
맞벌이 하시느라 바쁘신 외삼촌,외숙모를 도와 드리기는 커녕 제 할일에만 바빴거든요, 솔직히 제 할일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거나 동아리 활동, 가끔씩 공부한답시고 도서관에 앉아서 책만 죽어라고 판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수록 외삼촌과 외숙모는 힘들어 지셨죠.
으레 대학생이면 여유있는 시간이 좀 남잖아요..
그럴 때마다 바쁘신 외숙모와 외삼촌을 도와 드렸어야 했는데 전 정말이지 거드름까지 피웠죠. 정말 스물 한 살이라고 하기엔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이제와서 전 후회한답니다.
막상 방학이 끝나려고 하니깐 외삼촌, 외숙모께 너무 죄송하기도 하구요, 다시 돌아가려니 너무 죄송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더라구요..
어렸을 적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던 외삼촌, 외숙모이셨는데 저한테 정말이지 실망 많이 하셨을 거에요..
다시는 그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요, 이제부터는 제 부모님 마냥 잘 해드리고 싶어요.
실은 저희 외삼촌, 외숙모에겐 오빠와 남동생 밖에 없어요..
딸이 없는 거죠, 이제 부턴 제가 딸 노릇을 해 드려야 겠어요..
승현아저씨, 희은 아줌마..
도와 주세요~~~~
저희 좋으신 외삼촌, 외숙모께 제 잘못을 용서해 달라구요,....
그리고 이런 말을 해도 될련지 모르겠지만... 외삼촌,외숙모를 위한 선물 하나 어떻게 안 될까요?
제가 방학 동안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는데 보수적인 아버지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용돈이 부족하네요.....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몇 일전에 100일 휴가 나왔던 오빠가 군에 복귀했어요.
늠름해진 우리 오빠, 비록 친척오빠긴 하지만요..
저한텐 정말이지 소중한 오빠랍니다.
오빠한테 힘내라고, 항상 건강하라고 전해 주실래요??
강원도에서 열심히 군복무에 임하고 있는 오빠야......
맨날 나보고 꼴통이라고 구박했었지? 쳇, 이제부터 열심히 사는 내가 될 테니까
오빠 나보고 꼴통이라고 하면 내가 가만 안둔다..
오빠, 정말 건강하고 항상 열심히 사는 오빠가 되길 바래
디바의비애천의
외삼촌, 외숙모 그 동안 죄송했어요..
노영희
200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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