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도에서의 임자
배종열
2001.02.15
조회 16
19XX년 우리가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방학때 일입니다.
방학 시작과 함께 평소에도 놀기 좋아 하는 우리는 방학이니까 어떻게 더 멋지게 놀아 볼까 고민끝에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친구 원숭(승주) 돼지(철완) 곰(남일) 매월이(명원) 그리고 별명이 없던 신종이와 저 이렇게 6명은 지도에 있는 신안군 지도 임자도라는 섬에 놀러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각자 코펠 그릇 버너 텐트 후레쉬 쌀 라면 고추 등을 분담해서 챙기기로 하고 우린 다음날 만나서 고향인 전남 무안 터미널에서 완행 버스를 타고 임자도로 향했습니다.
1시간에서 2시간정도걸려 버스를 타니 선착장이 나왔고 우린 다시 배를 타고 임자도 대광해수욕장을 향해 즐거운 방학 여행을 떠났습니다. 농협 이라고 쓰인 배 뒤에서 부서지는
하얀 바닷물이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있듯이 떠있다 사라지고 사라지고 하더니
어느새 우린 섬에 도달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목적지 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건은 도착해서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모두들 배낭이 없는 터에 각자 학교 가방에 물건들을 가지고 왔는데 남들은 멋진 배낭과
간편한 복장으로 푸른 바다를 보며 걷고있고 우린 그때 한참 유행인 검은 기지바지에다 검은구두 에 물광을 낸 우리나름대로 멋진 모습을 하고 눈에는 있는힘 없는힘 다넣고 6인조는
텐트칠 자리를 찾아 헤메습니다. 해변 맨구석진곳 해송이 멋진 곳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텐트를 준비하기로 한 녀석에게 야 텐트 치자 하니 그때 확실히 누군지는 모르지만 텐트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우린 그럼 어쩔수 없으니 깔거라도 가지고 왔으면 깔자고 하니 그것도 없다고 하는 겁니다. 하는수없이 우린 라면 박스와 과자 박스를 줏어서 소나무 밑에 깔고 가방을 놓고 각자 준비 해온 체육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 모래를 뜨겁게 달구고 우리에 청춘도 뜨겁게 달궈주고 있었습니다. 우린 수영복 대신 입은 체육복인데 주변 사람들은 무슨 운동 선수인줄알고 그렇게 쳐다보는 눈빛이였습니다. 아무튼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서 우린 밥을 해먹기로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분담한대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
그것 가지고 오느라 가방이 작아서 남어지 물건을 못가져 왔다고 모두를 변명을 했습니다. 놀러 오면서 어디 패쌈 하러 온것처럼 무기들를 가지고 온것은 우리가 그때 당시 워낙 힘이 약하고 겁이 많은 터라 다른 동네까지 놀러 오면서 그냥오면 안되니 호신용 무기들을 하나씩 가지고 온거였습니다. 어이가 없어 모두를 그냥 가방에 무기들을 집어 넣고 박스위에 앉아서 코펠하나에 먼저 밥을하고 라면 봉다리에다 밥을 부어놓고 다시 라면을 끓여 젓가락으로 라면 건더기는 먹고 국물은 각자 봉다리에있는 밥에다 적셔서 젓가락으로 해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완장을 두른 건장한 어르신들 몇분이 우리에게로 와서 자리세를 주라고 하는 겁니다. 우린 아저씨들에게 텐트도 없는데 무슨 자리세냐고 따지니가 아저씨들은 주위를보고 우리가 너무 처량했던지 언제 갈거냐고 뭇고 우린 금방갈거라고 했더니 그냥 가는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힘없는 우리친구들에게 그동네 토박이들이 시비를 건거였습니다. 우린 준비
해온 무기를 가지고 싸우러 갔는데 (시간관계상) 어쩌다 저쩌다 하고 우리 자리로 다시왔는데 제가 친구들에게 애들아 우리 잘못하면 여기 토박이들에게 잡히는 날에는 고기밥되븐다 하고 겁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그럼 얼릉 튀자 하는겁니다. 민첩한 행동으로 먹다 남은 김치찌게를 누구 가방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대로 가방에 담고 각자 물건을 가방에 담아서 술이 떡이된 매월이를 부축하고 도망을 시작했습니다.
새벽 여름 밤 해변은 추웠습니다. 밤하늘에 별들은 우리에 도주로를 밝혀주고 우린 동물적인 감각으로 고기밥은 되지 말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선착장쪽으로 무작정 걸었습니다. 다리는
아파오고 목은 말라오고 미칠지경인데 논길을 걷는 도중 누군가가 사라지는거였습니다. 돼지 원숭이 매월이 신종이 그리고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곰(남일이)였습니다. 매월이 가방까지 앞뒤로 매고 기타까지든 곰이 논 꼬랑에 앞으로 쳐박혀 살려달라고 소리지르는데 얼굴이 땅속에 박혀서 인지 우우우우 하는소리가 진짜로 곰우는 소리 같았습니다.
우우우우 하고 허우적 되는 곰(남일이)를 꺼내주고 나서 모래산을 넘어 도망은 계속 되었습니다.
또 그러는 도중 사고 가 발생했습니다. 앞에가던 원숭이 녀석이 높은 곳을 오를려고 다리를 넓게 드는순간 쫘아악하는 경괘한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뻐지는거였습니다. 아끼고 아끼던 기지바지가 찢어졌는데 어디 가 찢어졋는지 잘보이지 않아 제가 그냥 가자고 하자 원숭이 녀석이 안돼 하며 팬티라도 입고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노팬티로 체육복에서 기지바지를 갈아입었던거였습니다. (팬티를입고수형해서 노팬티상태였습니다.) 제가 다시 그냥 가자 하니까 이녀석이 그럼 만져 보라고 하는겁니다. 난 그냥 조금 찢어진줄알고 찢어진 곳으로 손을 가져 갔는데 뭔가 물껑하는 것이 저를 깜짝놀라게 했습니다.(그때 분명 한알이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팬티라도 입어라하고 초초한 마음으로 팬티를 입힌다음 다시 도주를 했습니다. 몇시간동안 행군에 우린 선착장에 도달했습니다. 선착장앞에는 조금만 슈퍼와 평상이 놓여 있고 밤별들은 바닷물에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우린 목이타 물을 찾았는데 물은 없고 해서 슈퍼앞에 놓인 콜라 사이다 박스에 병들을 모두 짜다 시피해서 한병으로 모았습니다. 어느정도 모으니 양이 꽤 되어서 지칠대로 지치고 초라할대로 초라해진 6인조는 목을 축일수가 있었습니다. 모두를 피곤했던지 여기저기 흩어져서 모기가 물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꿈나라로 빠져들었는데 얼마후 웅성웅성 하는 소리에 눈을떠보니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고 배를 탈려고 온 인파들이 선착장에 모여들어
친구들은 원숭이(승주)만 빼고 눈을 모두 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평상에서 자고 있던 원숭(승주)였습니다 모든 인파들은 원숭이 엉덩이를 쳐다 보고 원숭이는 자기가 새우인양 새우
모양으로 엉덩이를 인파쪽으로 쭉내밀고 있는데 친구들은 친구가 아닌척하고 쳐다보고
원숭이의 멋진 기지바지가 칼처럼 다리미로 다렸던 기지바지가 칼로 찢어진것처럼
뒤 허리에서부터 앞 바지 자크 여는 밑부분까지 완전히 개방되어져있던거였습니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신기한듯 산발한머리를한 평상에 외로이 누운 원숭이 한마리를 지켜보고있는데 보다못한 친구 신종이 녀석이 가방으로 그부분을 가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방은 제가 김치 찌게를 그냥 담아버린 원숭이가 아끼고 아끼는 모 회사 메이커 가방이였는데 글쎄 그 하얗던 가방이 밑부분만 원숭이 엉덩이처럼 빨간색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얼마후 원숭이가 깨어 그걸보고 미친듯이 울부짖는거였습니다. 우아아아아아아-- 원숭이의 비명은 선착장을 맴돌다 우리의 화려했던 젊은날들처럼 뜨거운 19XX년도의 여름 하늘로 사라졌습니다.
미안하다 원숭아 그때내가 김치찌게 담아버렸어 그래도 고기밥은 안되었으니 용서 해다오
종이 비행기 (기억#2)-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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