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아내의 첫 생일의 슬픔(?)
이용호
2001.02.14
조회 21
나의 소중한 미라에게...
예년 겨울보다는 따뜻한 겨울이 될거라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올 겨울이 오빠에게는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건 그냥 기분탓일까?
이제 미라하고 오빠가 결혼한지 갓 3개월,
세상 사람들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 그때죠!"라는 대답을 듣게 될 이때에
오빠는 미라에게 그런 당연한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 밖에는 주지 못하니
이 심정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니?
컴퓨터 통신 동호회에서 서로 알게 되어,
1년 6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의 연애,
그리고 쉽지만은 않은 고비들을 우리 두사람의 사랑으로 이겨내고
이제서야 맘껏 미라와 오빠의 사랑을 풍요롭게 만들어 보리라 생각했는데,
미라를 정말 정말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갑작스런 회사의 부도로 이렇게 빈손만 남게 되니
오빠는 미라를 바라볼 면목이 차마 없구나.
부도가 결정되던 날,
오빠의 말을 듣고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오빠, 괜찮아. 우리 둘이 뭐든 못하겠어! 잘 될거야!"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이려고 노력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오빠는 차마 한 마디 말도 꺼낼수가 없었어.
너무나 미안하고, 한편 너무나 고마워서....
그런데 2월 15일! 오빠가 사랑하는 미라의 생일을 앞두고
오빠는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구나.
멋진 애인은 못 되었을지 몰라도 멋진 남편은 되어주겠다던
프로포즈때의 약속을 지킬 수 없는 현실때문에,
그리고 또,
"오빠, 앞으로 우리 안정될 때까지는 우리 기념일은 다 잊기로 해요."
라고 미리 오빠 부담을 염려해 이야기하는 너의 그 마음때문에도....
사랑해, 미라야!
오빠가 당장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행복해야할 시기에 가장 힘든 경험만을
너에게 주고 있지만,
오빠는 반드시 오빠에 대한 미라의 사랑에 보답할거야.
우리 먼 훗날 지금의 어려움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소중한 마음 잊지말고 사랑하며 살자!
미라야!
정말 미안해, 그리고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그런 친구가 되리-인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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